본문 바로가기
향기나는이야기

향수 종류(우드 – 시더우드)

by 향기나는토끼 2023. 10. 17.

◈ CEDARWOOD

 

1) 노르딕 시더

- 마야 엔자이
- Nordic Cedar by Maya Njie
- 감비아 + 스칸디나비아
- 조향사 마야 엔자이
- 마야 엔자이는 노르웨이에서 보낸 어린 시절의 냄새를 향수에 담았다. 가족에 대한 사랑과 특별한 순간들을 떠올리고 되살려서 진심 어린 향수로 표현했다. 직접 수제 향수를 만드는 인디 조향사들처럼 다른 예술 분야에서 얻은 경험을 향수에 담는다. 아르티장 조향사들은 전통적인 도제 과정을 거치지도, 만 가지가 넘는 성분과 원료에 대한 지식을 쌓지도 않는다. 대신 그들은 자신이 상상한 향수를 정확히 구현하는 데 필요한 원료를 찾아내는 추진력과 영감을 가지고 있다. 노르딕 시더의 경우 그건 머스크와 앰버 파촐리로 부드러운 따스함을 더한, 단순하고 가볍고 산뜻한 카다멈 시더다.
 

2) 페미니떼 드 부와

- 세르주 루텐
- Féminité du bois by Serge Lutens
- 낮게 드리워진 과일 열매와 삼나무
- 조향사 피에르 부르동, 크리스토퍼 쉘드레이크
- 원래 시세이도를 위해 만든 페미니떼 드 부와는 포근한 머스크 향이 나는 살결에 코를 바짝 댔을 때처럼 마음속에 고요한 친밀감을 지닌 맵싸한 향신료와 나무 향이 가득하다. 시작과 끝에 모두 느껴지는 시더 노트는 우거진 소나무와 갓 깎은 나뭇결 내음이 가득한 숲으로 손짓해 부른다. 검붉은 자두는 풍부한 과일 향이 나지만, 너무 달지 않아 대추나 건포도로 착각할 수도 있다. 더 진하고 시원한 스파이스 어코드가 산들바람에 실려 솔솔 불어온다. 여기에 즙이 많은 얇게 썬 생강 뿌리가 저기에 나무로 만든 카네이션 같은 냄새가 나는 짙은 클로브가 있다. 머스크 레진이 감각적인 미들노트로 흙내음을 물씬 풍기지만, 시더 노트는 사방을 막고 통나무집 안에서 메아리가 치듯 점점 더 강렬해진다. 과일향이 나는 향신료들은 퍼져나가다 나무 벽에 부딪혀 매혹적인 향기의 물결 속으로 되돌아온다.
 

3) 맨 우드 에센스

- 불가리
- Man Wood Essence by Bvlgari
- 홀로 깊은 숲 속에
- 조향사 알베르토 모릴라스
- 상쾌하고, 활기차고, 기운을 북돋는다는 말이 항상 남성용 우디 향수와 붙어 다니지는 않겠지만, 맨 우드 에센스는 자연 그대로의 야성미를 간직한 캐나다 숲과 같다. 막 톱질을 마친 시더우드에서는 레몬처럼 강렬한 상쾌함이 느껴지고, 떫은 솔잎 내음과 어우러진 신선한 공기를 깊이 들이마시면, 발끝부터 바람에 흩날리는 머리카락 끝까지 깨끗하게 씻겨나가는 기분이 든다. 맨 우드 에센스에는 숲에 넓게 펼쳐진 풀과 햇볕에 그을린 고사리 같은 장엄한 베티베르 노트도 있다. 고수, 오렌지, 셀러리가 조금씩 더해지지만 도드라지지 않고 은은하다. 고요하게 펼쳐진 자연이 선사하는 향기이자, 바람결에 실려 오는 나무의 한숨을 위한 향기다.
 

4) 세드르 아틀라

- 아틀리에 코롱
- Cèdre Atlas by Atelier Cologne
- 아틀라스산맥의 시더우드
- 조향사 제롬 에피네르
- 새로운 주인의 솜씨를 인정해주어야 한다. 그들은 아틀리에 코롱 컬렉션을 탐험 가능한 수준으로 넓혔다. 샘플이나 여행용 사이즈인 30ml도 살 수 있다. 이전에는 한정된 부티크에서만 그것도 100ml 단위로 사거나, 아니면 예산에 맞는 다른 향수 매장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새로운 주인은 더 넓은 시장에 진출하는 방식을 알고 있는 로레알이다. 아틀라스산맥에서 온 시더우드는 연필 향기가 나는 버지니아 시더우드와 다르다. 온기를 지닌 살아 있는 동물처럼 훨씬 더 애니멀릭 하다. 세드르 아틀라는 거기에 재스민 노트를 섞어 관능미를 극대화했다. 눈이 쌓인 아틀라스 산봉우리에 삼나무가 무성하고, 머스크와 짙은 베티베르가 따뜻하게 감싸는 그 사이에 상큼한 시트러스가 반짝 빛나며 놀라움을 선사한다.
 

5) 안젤리크

- 빠삐용 아티산 퍼퓸
- Angélique by Papillon Artisan Perfumes
- 꿀이 살짝 묻은 미모사
- 조향사 엘리자베스 무어스
- 안젤리크는 꿀벌 등에 올라타고 함께 떠나는 여정이다. 꿀벌의 털처럼 부드럽고 황금색으로 빛나는 기분이 느껴진다. 안젤리크는 꿀을 발라 달콤하고 민들레 홀씨처럼 불면 날아갈 듯 가벼운 노란색 미모사에 잠시 내려앉는다. 오리스가 흙내음이 나는 바이올렛 노트로 배경을 만드는 동안, 꿀벌은 꽃 사이를 부지런히 날며 흩날리는 꽃가루를 뒤집어쓴다. 여정은 희미하게 날카로움을 더하는 상큼한 새순이 돋은 시더우드 가지에 내리면서 끝나고, 작별 인사를 나누느라 꿀벌을 안으면 보송보송한 털과 흐르는 꿀 내음이 가득하다. 오리스를 마법을 거는 주문에 썼던 건 과연 우연일까? 내가 안젤리크와 사랑에 빠진 걸 보면 우연은 아닌 것 같다.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