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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나는이야기

향수의 지속력

by 향기나는토끼 2023. 7. 9.

지속력은 향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의 길이로 향수를 살 때 소비자가 고려해야 할 매우 중요한 요소다. 농도가 다르면 지속되는 시간도 다르며 향수는 피부보다 옷에서 잔향이 오래 남는다는 점을 기억하자.

1. 향수는 피부에서 얼마나 오래 지속될까?
여기 전통적인 부향률과 향수 유형을 보여주는 매우 대략적인 지침이 있다. 이는 추정치며 21세기 향기에 항상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 오 프레쉬(프레슈) Eau fraiche
  부향률(농도) 1~3%, 물과 알코올
  지속시간 20분

- 오드 콜로뉴(꼴론/코롱) Eau de Cologne
  부향률(농도) 3~5%
  지속시간 30분~1시간

- 오드 투알레트(뚜왈렛) Eau de toilette
  부향률(농도) 5~8%
  지속시간 최대 2시간

- 오드 퍼퓸(파르팡) Eau de parfum
  부향률(농도) 10~15%
  지속시간 최대 4시간

- 퍼퓸(파르팡) Parfum
  부향률(농도) 20~30%
  지속시간 최대 12시간

- 엑스트레 드 퍼퓸(파르팡) Extrait de parfum
  부향률(농도) 30~50%
  지속시간 최대 16시간

- 아타르 Attar
  부향률(농도) 100%
  지속시간 8~16시간

상쾌하고 가볍게 휙 지나가는 향으로 30분 안에 사라지는 오 프레쉬부터 유럽 향수 중 가장 부향률이 높은 엑스트레, 중동과 아시아의 전통적인 아타르까지 단계를 높일 수 있다.
미국에서 '콜로뉴'는 보통 남성 향수를 의미하며 엑스트레까지 부향률이 다양하다.
조향사는 향의 세기, 스타일, 지속력에 맞추어 향수를 만든다. 천연 시트러스 원료는 사용하는 양에 상관없이 빠르게 사라지기 때문에 시트러스를 베이스로 한 퍼퓸 향수는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시트러스 베이스는 보통 오드 콜로뉴에 쓰이거나 향이 더 강한 혼합향의 탑 노트가 된다. 마찬가지로 조향사는 지속력이 긴 깊고 발사믹한 라브다넘(labdanum)을 혼합향의 베이스 노트로 쓰기도 한다.

2. 아타르
아타르는 농도 100%의 향수 원액으로 수천 년 전 지중해 주변과 인도, 인도네시아에서 오리지널 향수에 가장 가까운 스타일과 제조법으로 만들어진다. 전통적인 아타르는 증류법으로 추출되며, 각각의 식물에서 에센셜 오일을 추출해 혼합하는 대신 아타르 제조자는 식물 원료를 함께 증류했을 것이다. 아타르라는 단어는 향수를 뜻하는 페르시아어 '오토(otto)'와 같은 의미다.
현대의 아타르 제조자는 새로운 방식을 적용해 증류 후에 천연원료와 합성원료를 혼합하고 전통적인 마이소르(Mysore)산 샌달우드가 아닌 디프로필렌글리콜과 함께 증류해 향수의 생산가격을 낮추었다. 아타르는 우리가 아직 탐구하지 않은 전문 분야이므로 이 책에서 다루지 않는다.

3. 21세기 향수의 변천사

지난 몇 년 동안 대형 디자이너 브랜드는 비슷한 명칭에 느낌은 다르지만 같은 시간 동안 지속되는 오 드 투알레트, 오드퍼퓸, 퍼퓸 세 가지 종류의 향수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기존 향수의 제조법을 수정해서 새롭게 출시한 향수도 포함된다. 오 드 투알레트(EDT)는 가볍고 상쾌한 향이며, 오드 퍼퓸(EDP)은 좀 더 짙고 풍부하다. 퍼퓸은 향이 가장 강해 사용자의 코끝 가까이에 머문다. 모두 전통적인 EDT, EDP, 퍼퓸의 특성을 가지면서도 향수를 소비하는 대중의 요구에 맞추어 향이 좀 더 오래 지속되도록 공식화되었다. 이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었기 때문에 가히 향수 혁명이라 할 수 있다. 보통 퍼퓸이 오드 퍼퓸보다 지속력이 길고, 오 드 퍼퓸은 오드 투알레트 보다 오래 지속된다고 알고 있지만, 이제 세 종류의 차이는 지속시간이 아니라 가볍고 무거운 정도다.

4. 향수는 병 안에서 얼마나 오래갈까?
뚜껑이나 펌프가 밀폐된 상태에서 열지 않고 그대로 두는 경우 향수의 수명은 수십 년이다. 그러나 일단 뚜껑을 열고 공기에 노출되면 산소는 휘발성 물질과 반응하기 시작해 탑 노트향이 바뀐다. 사용하는 향수가 병에 3분의 1 정도 남았다면 아낌없이 뿌리도록 하자. 와인과 비슷하지만 바닥을 드러내기까지 조금 더 시간이 걸릴 뿐이다.
향수는 빛과 열이 닿으면 향 분자가 변하기 때문에 가끔 아껴 뿌리는 향수라면 포장박스 같이 어둡고 서늘한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향수가 거의 바닥을 보일 때는 속도를 내서 빠르게 비우자. 슬프고 어둡고, 끈적거리는 액체의 마지막 몇 밀리리터에 매달려봤자 의미가 없다. 매일 뿌리면서 몇 달 안에 다 소진할 향수라면 박스에 넣을 필요 없이 선반에 올려두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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