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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나는이야기

향수 종류(시트러스 – 오 드 콜로뉴)

by 향기나는토끼 2023. 7. 11.

◈ 시트러스

세상에는 엄지손가락부터 머리 크기까지, 달콤한 향에서 얼굴을 찡그릴 정도로 톡 쏘는 향까지, 옅은 색부터 쨍쨍한 색까지, 초록빛, 노란빛, 주황빛, 붉은빛을 띤 놀라운 시트러스 과일이 넘쳐난다. 그중에 약 열두 종 이상의 시트러스 과일이 향수의 원료가 된다. 베르가못, 스위트, 비트, 블러드 오렌지, 레몬, 라임, 귤, 풋귤, 레드향, 만다린, 탠저린, 유자, 핑크, 스위트, 화이트 자몽, 금귤, 시트론(프랑스어로 세드라라고 부르며 프랑스인은 레몬을 시트론이라고 하므로 가지고 있는 게 시트론인지 레몬인지 확인해 보자) 등이 있다.
현대의 시트러스 계열 향수는 향이 더 오래 지속되는 시트러스 분자를 함유하고 있다. 주로 상쾌하고 활력 있는 느낌을 위해 사용되며 휘발성이 강해 탑노트로 분류한다. 천연 시트러스 향은 꼬마들이 수업을 끝내고 학교 문밖으로 우르르 달려 나가는 것처럼, 가득 찬 에너지를 분출하고는 빠르게 사라진다.

◈ EAU DE COLOGNE(오 드 콜로뉴)

 

1) 4711 오리지널 오드 콜로뉴

- 뮬러 & 비르츠
- 4711 Original Eau de Cologne by Mäurer&Wirtz
- 필히 지녀야 할 기적의 물
- 조향사 미공개
- 4711 오리지널 오 드 콜로뉴의 향기가 유럽 문화 속 깊이 스며들었다. 우리 할머니는 차 한잔으로 잠이 안 깰 때 피로 회복용으로 이 향수를 사용했다. 스파클링한 시트러스의 사랑스러움을 느껴보자. 먼저 상쾌한 오렌지, 베르가못, 레몬 향이 확 끼쳐오고, 오렌지 꽃과 잎(네롤리와 페티그레인)이 그 아래에서 풍부함을 더한다. 수사들은 버리는 것 하나 없이 오렌지 나무 한 그루를 전부 담았다. 그들은 원래 베이스 노트로 동물성 머스크를 사용했겠지만, 걱정할 필요 없다. 동물성 머스크는 이제 금지되었고, 금방 사라지는 오렌지 탑 노트는 합성원료로 만든 머스크가 제자리에 잘 잡아두고 있다. 4711 향수는 가성비가 매우 뛰어나고 정말 마음에 드는 향수로, 강력히 추천한다.

2) 쉐휘방

- 데따이으
- Chérubin by Detaille
- 지극히 파리지앵스러운 콜로뉴
- 조향사 미공개
보틀은 우아한 벨 에포크 스타일이고 포장박스에는 로코코 양식의 날개 달린 천사가 그려져 있지만, 쉐휘방은 첫 향부터 놀랍도록 날카로운 레프트 훅을 날린다. 데따이으는 레몬과 오렌지 꽃 탑 노트라고 하지만 그보다는 신선한 라임에 가까울 만큼 톡 쏘는 시트러스향을 선사한다. 4711 오리지널 오 드 콜로뉴와 양쪽 팔에 각각 착향하고 비교하면 쾰른의 사촌이 좀 더 달달한 향이 난다. 쉐휘방은 멋들어진 파리지앵처럼 내려다보며 이게 바로 나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냥 가라고 말하는 듯하다. 파리에 있는 데따이의 멋진 향수 하우스에서 이보다 더 도움이 되고 친절할 수 없는 직원들과는 완전히 대조적이다. 진정한 오 드 콜로뉴답게 쉐휘방은 장미, 헬리오트로프의 은은한 잔향과 한 시간 정도 남아있는 머스크 노트에도 불구하고 지속력이 매우 짧다. 깔끔하고 고상한 기분 전환용 한방이다.

3) 네롤리 포르토피노

- 톰포드
- Neroli Portofino by Tom Ford
- 럭셔리한 기적의 물
- 조향사 로드리고 플로레스 루
런던에 있는 향수 스튜디오를 방문한 사람들은 우리가 수집한 다른 회사의 향수를 시향 할 수 있다. 4711 오리지널 오 드 콜로뉴를 첫 시향 향수로 선택했던 사람은 '와, 네롤리포르토피노를 완벽하게 카피했네요!'라고 외쳤다. 이 사람은 향수의 역사에 대해 잘 알지 못했지만, 중세시대 '기적의 물'의 2007년 니치 마켓 버전을 알고 있었고, 그 유사성을 바로 눈치챘다. 네롤리 포르토피노는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걸맞게 매우 비싼 향수다. 4711이 레몬 노트를 쓸 때 톰포드는 시칠리아산 레몬을, 베르가못 노트는 이탈리아산 베르가못을, 네롤리 노트는 튀니지산 네롤리를 사용했다. 4711보다 더 농축되어 있어 지속력이 좋지만 많은 향수 애호가가 지적하듯 가성비를 따지자면 4711을 작은 공병에 담아 다니면서 몇 시간에 한 번씩 뿌리는 게 낫다. 톰포드의 콜로뉴는 잘 만든 4711의 럭셔리 버전이다.

4) 콜로니아

- 아쿠아 디 파르마
- Colonia by Acqua di Parma
- 슈퍼스타 이탈리아 콜로뉴
- 조향사 미공개
- 아쿠아 디 파르마의 콜로니아는 1916년에 출시되었고 다양한 시트러스 계열 향수 중 가장 이른 시기의 이탈리안 콜로뉴다. 오랫동안 그 회사의 유일한 향수였고 시칠리아산 시트러스 향은 부유한 사람들이 주로 사용했다. 캐리 그랜트와 오드리 헵번이 고객이었다고는 하지만 넘쳐나는 향수 업계의 풍문처럼 확인할 길이 없다. 콜로니아는 1993년에 적극적으로 광고를 하며 재출시되기 전까지는 인기가 다소 시들했다. 당시 록밴드와 스크린 스타들이 레몬, 베르가못, 허브, 샌달우드 노트를 조합한 이 향수로 활기를 되찾았다는 이야기가 눈에 잘 띄는 노란색 상자와 함께 언론을 강타했다. 지금은 명품 회사인 LVMH의 일원으로 30개 이상의 아쿠아 디 파르마 향수 라인을 가지고 있다. 여전히 비평가들은 콜로뉴 향수인 콜로니아의 목적을 오해하고 짧은 지속력에 푸념을 늘어놓는다. 하지만 그건 아이스크림이 차갑다고 불평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콜로니아의 세련된 상쾌함이 마음에 든다면 영화배우처럼 이 향수를 들고 다녀보자.

* 참고
<베르가못> 얼그레이 차를 한 모금 마시면 베르가못의 부드러운 시트러스 향이 바로 느껴진다. 베르가못 껍질이 부드럽고 녹색인 이종교배 오렌지다. 베르가못은 이탈리아 북부의 마을 이름인 베르가모(Bergamo)에서 유래했지만, 향수 제조업자를 위한 베르가못은 대부분 이탈리아 남부의 칼라브리아에서 공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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