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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나는이야기

향수 종류(구르망 - 우드)

by 향기나는토끼 2024. 10. 17.

 

목차

     

     

    향수 종류(구르망 - 우드)

     

     

     

     

    WOODS

     

     

    1) 디아망

    - 프라고나르

    - Diamant by Fragonard

    - 가벼운 파우더에 더해진 강렬함

    - 조향사 미공개

    - 파촐리가 바닐라와 캐러멜 노트를 만나면 너무 익숙한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디아망은 이름처럼 다채롭게 반짝인다. 파촐리 노트가 전반적으로 둘러싼 가운데 바닐라와 캐러멜 노트가 첫 페이지부터 에필로그까지 내내 주인공 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다. 디아망은 여느 파출리 캐러멜 향수와 다르게 파우더리한 가벼움과, 발치에 다양한 플로럴 노트가 내려앉아 있다는 특징이 있다. 달콤하면서도 깔끔하고 여성스러운 향기는 뜨거운 열기에도 끈적거리지 않고 산뜻한 느낌이다. 디아망은 꽃무늬 페티코트를 입어 한층 풍성하고 감미로운, 강렬한 매력을 드러낸다.

     

     

     

    2) 엔젤

    - 뮈글러

    - Angel by Mugler

    - 오리지널 파워 캔디

    - 조향사 올리비에 크레스프

     

     

     

     

    - 쁘아종 이후 가장 논란거리였던 향수로, 엔젤을 사랑하는 쪽은 푸른 별 모양의 향수병, 천국(혹은 지옥)의 향기 같은 토피, 파촐리, 플로럴, 베리 노트가 어우러진 대담함을 극찬한다. 엔젤은 에틸 말톨 분자를 사용한 구르망 계열 향수를 크게 유행시킨 첫 향수다. 화학자가 아닌 일반 사람에게 그건 솜사탕 향기였고, 엔젤은 설탕 같고 끈적이는 더 달콤한 향기의 행진을 시작했다. 몇 년 동안 홀로 걸었지만, 곧 수십 개, 수백 개의 분홍색 옷을 입은 솜털 같은 향수가 여기저기서 튀어나왔고, 행렬에 합류해 전 세계의 시내와 사무실을 점령 했다. 이 유행은 아직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엔젤은 유행 이상의 매력이 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노트 말고도 배경에 초콜릿 재스민과 허니 샌달우드 노트처럼 독특하고 다채로운 향기가 인기를 유지하는 비결이다. 향수계의 티나 터너처럼 시끄럽고, 사랑스럽고, 활력이 넘치며 오래 지속된다. 자기 스타일이 아니더라도 찬사를 보내도록 하자.

     

     

    3) 14아워 드림

    - 저스박스

    - 14Hour Dream by Jusbox

    - 쏟아지는 아침 햇살 아래 깔끔한 히피의 향기

    - 조향사 앙투안 리에

    - 고백할 게 하나 있다. 저스박스는 잠깐 나왔다 사라지는 흔한 컨셉 중심의 니치 브랜드처럼 보였기 때문에, 곧 망할거라고 스스로를 설득하며 3년 동안 그들의 테스터 세트를 줄곧 무시하고 있었다. 내가 틀렸고, 정중히 사과한다. 저스박스는 프랑스어 말장난으로 만든 이름이다. 업계에서는 향수를 주스, 프랑스어로 쥬흐라고 부르며, 향수상자를 의미하는 쥬흐박스는 쥬크박스와 발음이 비슷하다. 비록 영국 사람한테는 한 귀로 들어가 한 귀로 나올 만큼 재미가 없는 농담이지만, 레코드처럼 생긴 뚜껑이 달린 병은 우리가 연결고리를 놓치더라도 시선을 끌기에 충분히 멋지다. 이제 향기로 돌아가보자. 떠오르는 태양 같은 향기다. 아침놀은 노란빛이라 내게는 시트러스 노트, 특히 로즈 레몬 앤 라임 마멀레이드가 선사하는 아침 식사 향기가 느껴진다. 하지만 그건 아마도 향수 이름처럼 14시간이나 줄곧 이어진 쥬크박스에서 흘러나온 락 음악이 건 마법 때문일지도 모른다. 향신료가 곁들여진 바닐라 노트가 나무로 만든 공원 벤치에서 종일 꾸벅꾸벅 졸고 있다.

     

     

     

    4) 티 포 투

    - 라티잔 파퓨미에르

    - Tea for Two by L'Artisan Parfumeur

    - 가장 기본적인 차와 비스킷

    - 조향사 올리비아 지아코베티

     

     

     

     

    - 잊을 수 없는 향기의 세계에서 티 포 투는 감자밭에 우뚝 솟은 야자나무처럼 눈에 띈다. 올리비아 지아코베티는 영국의 티타임을 향기로 그려냈다. 꿀과 생강을 넣은 홍차 한 잔. 너무 사랑스럽지 않은가? 어떤 사람에게는 이게 향기에 대한 정의 밖에 존재할 수도 있다. 그들은 뿌리기에 너무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생각은 틀렸고 그들의 경계는 확장될 필요가 있다. 티 포 투를 한가로운 오후에 마시는 차라고 생각하지 말자. 이건 그렇게 세련미가 넘치지 않는다. 그보다는 나를 매일같이 갈아 넣는 사무실로 들어가기 전, 잠깐 머무는 휴게실의 냄새다. 아니면 가족 여행 중에 운전에 지친 아버지가 잠깐 쉬면서 여는 보온통과 비스킷 상자의 냄새다. 극도의 기교를 가진 마담 지아코베티가 오후 티타임을 염두에 두고 만든 건 아니겠지만, 공교롭게도 오후의 휴식과 너무나 잘 어울린다.

     

     

     

    * 참고

    <향기가 벌이는 베이크 오프>

    모든 향수에 달달한 사탕을 얹어놨다. 구르망 우디 향수는 아이스크림을 먹고 남은 막대기 같은 냄새가 난다. 이전에 나무였던 냄새가 분명히 있지만 온갖 달콤한 노트에 흠뻑 젖어 있다. 뮈글러의 엔젤이 푸른 별빛을 비추어 별똥별처럼 쏟아지는 구르망 우디 향수의 길을 밝혀주었다. 구르망 우디 컨셉이 자리를 잡자 조향사들은 앞다투어 군것질거리를 파는 상점 선반의 모든 단지와 비스킷 상자, 젤라또 아이스크림, 디저트 트롤리를 실험하기 시작했고, 바야흐로 향기가 벌이는 흥미진진한 베이크 오프의 새로운 시즌이 막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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