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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나는이야기

향수 종류(구르망 - 캐러멜)

by 향기나는토끼 2024. 10. 15.

 

목차

     

     

    향수 종류(구르망 - 캐러멜)

     

     

     

    GOURMAND

    향수 업계는 1990년대 솜사탕처럼 달콤한 향수의 유행을 대표할 만한 완전히 새로운 용어가 필요했다. 뮈글러의 엔젤이 몇 년 동안 철저하게 기묘한 향수 취급을 받다가 마침내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구르망 계열 향수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모든 향수 하우스가 엄청나게 달콤한 향수를 원했다. 사실 처음은 아니었다. 1900년대 초 달착지근하고 과일 향이 나는 향수가 인기를 끌었고 1930년대까지 이어졌지만, 전쟁으로 세상이 더 심각한 곳이 되면서 시들해졌다.

    솜사탕 향기가 나는 분자인 에틸 말톨이 앰버에 더해지면서 달콤한 향수는 새로운 궤도에 올랐다. 설탕의 단맛을 넘어 구르망 향조의 범위가 넓어진 만큼 우리는 음식처럼 감미로운 풍미가 가득한 향수도 함께 소개한다.

     

     

     

    CARAMEL

     

     

     

    1) 네아

    - 줄 엣 매드

    - Néa by Jul et Mad

    - 구르망 향기에 몸을 푹 담그고

    - 조향사 루카 마페이

    - 향수병이나 포장보다 향기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그 말이 맞지만, 그들에게 1957년 이모할머니의 우아한 화장대에서 나온 것처럼 빈티지하고 세련된 향수병과 포장 디자인을 추구하는 니치 향수 브랜드 줄 엣 매드를 소개한다. 대개 향수 패키징은 어떤 향인지 어느 정도 예상하게 해준다. 하지만 줄 엣 매드는 그렇지 않다. 금색과 흰색은 아름다운 플로럴 향조를 기대하도록 만들지만, 향신료가 뿌려진 말린 과일, 설탕절임의 단맛이 소용돌이치며 고대 레진의 녹진한 풍미가 가득한 욕조에 몸을 담그는 느낌이다. 네아는 순수함으로 위장한 늦은 밤, 어른의 구르망이다. 다른 유명한 장미 파촐리 바닐라 캐러멜 향수와 공통점이 많지만, 여기서는 특별한 마법이 벌어지고 있다.

     

     

     

    2) 프라다 캔디

    - 프라다

    - Prada Candy by Prada

    - 내가 바로 구르망 향수다

    - 조향사 다니엘라(로슈) 안드리에

     

     

     

     

    - 프라다 조향팀은 유행을 지켜보며 기다리다가 완벽한 향수를 만들어냈다. 2011년 출시된 프라다 캔디는 달콤한 향수의 물결에 조금 늦게 올라탔지만, 대성공을 거두었다. 큰 모자와 밝은 드레스를 입고 거기에 어울리는 향기를 머금은 향수병은 마치, 에스콧의 레이디스 데이를 위해 옷을 차려입은 슈퍼모델 같다. 갓 으깬 복숭아를 더해 만든 벨리니 칵테일을 홀짝거리며 솜사탕을 들고 있다. 뒤에는 부드러운 머랭 접시를 든 웨이터가 그녀를 향해 다가온다. 프라다 향수는 향수 대기업인 로레알이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패션 브랜드가 홀로 감당하는 것보다 더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어디서든 흔하게 볼 수 있는데, 이는 멋진 향수를 찾으러 멀리 갈 필요가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3) 몰라시스

    - 데메테르 향기 도서관

    - Molasses by Demeter Fragrance Library

    - 부드럽고 끈적한 설탕 시럽

    - 조향사 미공개

     

     

     

     

    - 미국에서 온 데메테르 향수 택배를 받고 우리가 보냈던 시간은 정말이지 놀라웠다. 며칠 동안 하나씩 향을 맡고 서로 더해서 새로운 향기를 만들어내는 즐거운 레이어링이 이어졌다. 데메테르 향수는 비싸지 않고 적은 용량도 살 수 있다. 몰라시스는 비스킷에 붓거나 뜨거운 블랙커피에 달콤함을 더할 준비가 된, 짙은 갈색의 부드러운 설탕 시럽 향기가 나서 단독으로 뿌려도 향이 정말 좋다. 향수의 세계는 간혹 거만하지만, 데메테르 향수는 언제나 즐겁고 유쾌한 웃음을 선사한다.

     

     

     

    4) 솔트 카라멜

    - 셰이 앤 블루

    - Salt Caramel by Shay & Blue

    - 달콤한 캐러멜 냄새가 한가득

    - 조향사 줄리 마세

    - 솔트 카라멜은 뿌리면 토피 팝콘을 먹고 싶게 만드는, 파블로프의 개와 같은 조건반사 효과가 있다. 캐러멜 노트는 집에서 만든 것처럼 달착지근하면서도 고소하다. 톡톡거리며 사이사이 느껴지는 소금은 달콤함이 지나치지 않게 잡아주고, 이건 세련된 어른의 간식이라고 설득한다. 솔트 카라멜은 봉봉 초콜릿 전체가 아니라 겉을 감싸고 있는 초콜릿 코팅의 향기가 나고, 쇼트브레드나 팝콘처럼 자꾸 손이 가는 은은한 달달함이 느껴진다. 통카빈과 샌달우드 노트가 달콤함이 더 길고 포근하게 이어질 수 있도록 돕지만, 조건반사처럼 돋우어진 식욕을 진정하는 데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머릿속에 먹고 싶은 간식이 이것저것 떠올라도 놀라지 말자. 캐러멜 쇼트 브레드...뜨거운 초콜릿 시럽을 얹은 아이스크림...

     

     

    5) 수크레 데벤느

    - 피에르 기용 / 위티엠 아트

    - Sucre d'Ébène by Pierre Guillaume / Huitième Art

    - 세련미가 넘치는 진한 갈색빛 설탕

    - 조향사 피에르 기욤

    - 데메테르의 몰라시스가 즐겁게 구르망 계열 향수로 향하는 입구였다면, 수크레 데벤느는 진지한 감미로움이다. 진하고 풍부하며 세련된 설탕이랄까. 나무로 피운 불 위에 커다란 팬을 올리고 며칠 동안 졸여 거품이 이는, 부드러운 토피의 진한 향긋함이 느껴진다. 피에르 기욤은 충분히 많은 향수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는데, 지금은 같은 이름의 브랜드 라인에 포함되어 있다. 나는 위티엠 아트 브랜드 시절 흰색 병에 들어 있을 때부터 수크레 데벤느를 즐겨왔다. 피에르 기욤 브랜드 웹사이트에서 샘플 세트를 살 수 있고, 하나씩 뿌리다 보면 6개월이 훌쩍 지나간다. 피에르는 지금까지 어떤 조향사도 가본 적 없는 곳으로 용감하게 향하고 있으며, 그 길 위에는 여러분 마음에 들 만한 향수가 적어도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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