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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나는이야기

향수 종류(머스크 – 딥)

by 향기나는토끼 2024. 9. 20.

 

목차

 

    향수 종류(머스크 )

     

     

    DEEP

     

     

    1) 머스크 쿠빌라이 칸

    - 세르주 루텐

    - Muscs Koublai Khan by Serge Lutens

    - 깔끔한 머스크와 정반대

    - 조향사 크리스토퍼 쉘드레이크

    - 이제 속삭이는 관능과 깨끗한 빨래 같은 머스크는 잊어버리자. 우리는 지금 왕좌의 게임 속에 들어와 있다. 동굴에서 전투 후에 씻지 않은 채 동물 가죽 더미 위에서 잠든 전사들의 냄새가 풍겨온다. 흠을 잡는다기보다는 머스크 쿠빌라이 칸같이 꽃잎처럼 부드러운 관능미와, 저돌적인 야수의 향기를 동시에 만들어낼 수 있는 조향사 크리스토퍼 쉘드레이크의 기막힌 솜씨에 감탄하며 얼이 빠져 있는 상태다. 애니멀릭 노트는 시작, 중간, 끝에서 으르렁거리며 떠나기를 거부하고 용감무쌍한 장미는 검붉은 향기의 피를 흘리며 전쟁터로 향한다. 이 머스크는 전사의 살결에서 자라나고 그의 일부가 된다. 전능하고, 근육이 솟아 있고, 야생적이고, 길들여지지 않은 그들의 체취와 하나가 된다. 워페인트는 옵션.

     

     

    2) 뮤스크 알 메디나

    - DSH 퍼퓸

    - Musc al Medina by DSH perfumes

    - 가까운 과거와 아득히 먼 옛날을 오가는 머스크

    - 조향사 던 스펜서 허위츠

    - 연금술, 마법, 시간여행으로 만든 뮤스크 알 메디나는 어떤 영화보다도 생생하다. 긴 생머리에 플레어 스커트를 입고 뿌리던 1970년대의 머스크를 상상해보라. 이건 흙내 묻은 머스크 향기다. 당시 꼬마들이 청바지를 입은 어른한테서 맡았던 향기를 떠올리게 한다. 이제 머스크는 그대로 있고 배경만 바뀐다고 상상해보자. 먼저 보송보송한 수건과 비누가 있지만 새로운 배경이 다가와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기 전에 희미하게 사라진다. 그러고는 연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레진, 베티베르, 즐거운 호기심의 바람과 함께 고대 이집트로 되돌아가고 있다. 오우드가 머스크를 감싸며 여러 번 고쳐 쓴 양피지 두루마리 같은 다양한 향을 선사한다. 머스크는 두려움 없이 어둠 속으로 손을 잡아 이끌고, 당신은 그 뒤를 기꺼이 따른다.

     

     

    3) 마 베트

    - 에리스 퍼퓸

    - Ma Béte by Eris Parfums

    - 다정한 나의 반려 동물

    - 조향사 앙투안 리에

    - 바바라 허먼은 빈티지 향수에 대한 모든 걸 알고 있다. 2016년 조향사 앙투안 리에와 함께 '미녀와 야수' 라고 불리는 빈티지 향수에서 영감을 받은 향수 컬렉션을 선보였다. 이 향수 의 이름 마 베트는 야수라는 의미다. 그렇다고 해서 이게 무시무시하거나 야수 같다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 공원에서 한참 뛰어놀다가 야생 재스민과 오렌지 꽃의 울타리 옆에 있는 넓은 시더우드 그늘 밑 먼지 묻은 풀밭에 털썩 주저앉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동물이 떠오르는 향기 다. 그 좋아하는 동물은 사람일 수도 있다. 아직 땀방울이 맺혀 있고 흙이 묻은 채 일어나서 당신을 안아준다. 1930년대 스타일의 알데히드 노트는 광이 나는 철판 위에 쏟아지는 햇빛처럼 너무 밝고 경쾌하지만, 곧 당신과 머스크 향이 나는 동물만 남겨두고 사라진다.

     

     

    4) 머스크 인텐스

    - 퍼퓸 드 니콜라이

    - Musc Intense by Parfums de Nicolai

    - 가볍고 포근한 머스크 산 위에 꽃이 흐드러진 초원

    - 조향사 패트리샤 드 니콜라이

    - 패트리샤 드 니콜라이가 뭘 하든 그건 스타일과 진심을 담고 있다. 이름만 보고 단순히 향 이 강한 화이트 머스크를 기대했다면 실수로 병을 잘못 집어 들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대신 향기의 정원을 떠올려 보자. 머스크 침대를 조심스럽게 내려놓고 꽃씨를 심어 섬세하게 길러낸 다음 꽃을 피울 수 있도록 정성껏 보살피고 있다. 싱그럽게 푸른 풀잎, 페어, 갈바넘에서 잘려진 줄기의 향기가 퍼진다. 남자는 플로럴 향수를 뿌릴 수 없다는 건 현대 서구 문화에서 가장 불가사의 한 부분 중 하나다. 장미, 재스민, 바이올렛, 카네이션은 샌달우드 팀의 지원 아래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어서, 말할 것도 없이 너무나도 매혹적이다. 누군가 머스크 인텐스를 집어 들려다가 플로럴 노트를 보고 발길을 돌린다면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이건 머스크 향수일까 아니면 플로럴 향수일까? 어떤 향수 애호가도 마담 드 니콜라이와 입씨름 하는 건 꿈도 꾸지 못할 것이다. 이건 머스크 향수가 맞아.

     

     

    * 참고

    <야생의 향기>

    깨끗하고 깔끔한 빨래 향기와 정반대인 호랑이 동굴 냄새가 나는 머스크 향수를 찾고 있다면 여기서 취향껏 골라 보자. 애니멀릭 하고 강렬한 머스크 향수는 보통 니치 퍼퓨머리에서 출시 하는 경향이 있어 가격이 더 비싸다. 다른 산업계와 마찬가지로 향수 역시 적은 양은 생산 비용이 많이 든다. 하지만 니치 브랜드에서는 더 모험적인 원료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여기 소개한 향수로 실제 동물보다 더 애니멀릭락 한 향기를 맡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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