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MUSK
동물성 머스크는 수천 년 동안 조향에 사용되었다. 1800 년대 후반 화학자들이 합성 머스크를 발견했다. 과학의 발전에 무한한 감사를 표하는 바다. 천연 머스크 향을 재현하면서도 잔인함은 피했고 생산 가격이 훨씬 낮았기 때문에, 세제가 발명되었을 때 자연스럽게 그들의 선택을 받았다. 깨끗한 빨래에서 풍기는 향기가 사향노루의 냄새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생각하면 좀 이상하지만, 향수의 역사가 원래 그렇다. 우리는 애니멀릭한 머스크 향이 도드라지는 향수와 깨끗한 수건처럼 부드럽고 보송보송한 향수를 골랐다. 순수하고 단순한 머스크 향수뿐만 아니라, 옷을 한 겹씩 천천히 벗을 때마다 머스크의 부드러움이 드러나는 플로럴 또는 우드 노트와 블렌딩한 머스크 향수도 함께 소개한다.
◈ SOFT
1) 소프트 머스크

- 에이본
- Soft Musk by Avon
- 솔직 담백한 플로럴 머스크
- 조향사 미공개
- 에이본의 이 클래식 베스트셀러는 1980년대에 출시되었고, 향기를 추종하는 충성스러운 애호가 무리 덕분에 원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사실 최근에 릴리 소프트 머스크와 바닐라 소프트 머스크가 라인업에 합류하긴 했지만 말이다. 소프트 머스크는 1980년대 느낌이 난다. 오리엔탈 오일이 절정을 누리던 1970년대의 유물처럼. 이름에 알맞게 부드러운 머스크 향이 느껴지지만, 복숭앗빛 장미와 짙은 재스민, 파우더리 노트가 더해져 아기 같은 보드라움을 비롯한 여러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준다. 에이본이 연인에게서 느껴지는 매혹적인 향기라고 묘사했음에도 불구하고, 소프트 머스크는 담백하고 깨끗해서 수수하게 걸친 카디건이나 화려한 꽃무늬 원피스에 모두 잘 어울린다. 머스크 향이 내내 이어지고, 포근한 바닐라가 감싼 후추 향이 어스름하게 불어온다. 처음부터 끝까지 머스크, 머스크.
2) 베이비 파우더

- 데메테르 향기 도서관
- baby Powder by Demeter Fragrance Library
- 베이비 파우더를 바른 아기 냄새
- 조향사 미공개
- 베이비 파우더는 다른 데메테르 향수와 마찬가지로 라벨에 적힌 이름과 설명 그대로다. 이번에는 메리 포핀스의 효율성을 더해 약속을 지킨다. 다른 향수와 겹쳐 뿌리거나 '강조'하는 데 이상적이며(특히 장미와 아이리스에 잘 어울린다), 베이비 파우더는 당연히 베이비 파우더 냄새가 난다. 건조기에서 방금 꺼낸 도톰하고 새하얀 수건처럼 순수한 부드러움이 느껴진다. 익숙하면서도 애매한 꽃향기가 요정처럼 떠다니는데, 수건을 부드럽게 만드는 섬유유연제 냄새 같기도 하다. 베이비 파우더는 파우더를 바르고 살짝 입김으로 불어낸 자그마한 아기 발만큼 보드랍다.
3) 화이트 머스크

- 더바디샵
- White Musk by The Body Shop
- 단순한 머스크 그대로
- 조향사 그레이엄 브러운
- 부드럽지만 지속력이 강한 화이트 머스크는, 수십 년 동안 더 화려하고 훨씬 비싼 머스크 향수 사이에서 살아남았고, 여전히 선반 위에 놓일 자격이 있다. 바디샵이 새롭고 독립적이며 놀라울 정도로 멋졌던 1980년대에, 지금은 러쉬를 소유하고 이끌어가는 팀이 창업자 어니타 로딕을 위해 화이트 머스크를 만들었다. 그들은 바디샵의 베스트셀러인 아이스 블루 샴푸와 코코아 버터 바디 로션도 만들었다. 화이트 머스크는 당시 모든 10대 소녀의 생일 선물이었고, 박제할 소셜미디어가 없었음에 감사하며 몇십 년 후에도 기억할 거라고 는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힘이 있다. 머스크 노트는 부드럽고 보송보송하다. 플로럴과 바닐라 노트는 복잡하지 않고 은은하게 머스크 주위를 맴돈다.
4) 케이티 페리 인디

- 케이티 페리
- Katy Perry's Indi by Katy Perry
- 달 뜬 열기를 차분히 가라앉히고
- 조향사 캐롤라인 사바스
- 케이트 페리 인디는 10대들의 우상인 케이티 페리의 큰 변화다. 무채색의 포장 상자와 모두에게 존재감을 드러내는 향기로, 인디는 독립적이거나 개인적이거나 원하는 이미지는 뭐든 의미할 수 있다. 중요한 건 광고 속 다양한 얼굴들이 보여주는 포용력이다. 페리의 이전 차트 히트곡처럼 인디는 뜨거우면서도 차갑다. 화이트 티 노트가 시원하게 청량감을 유지하고, 열 가지 서로 다른 머스크 노트가 함께 어우러져 포근함을 선사하며, 깨끗한 녹차 노트가 깔끔함을 더한다. 꽃봉오리 몇 송이가 눈에 띌 수도 있지만, 나한테는 더운 여름 달아오른 피부를 시원하게 식혀주는 동시에, 서로 안아주며 친절해지고 싶어지게 만드는 머스크 향수다.
* 참고
<화이트 머스크>
머스크는 조향에서 아주 중요한 원료이기 때문에, 19세기 화학자들이 향수 원료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자마자, 천연 머스크 향을 재현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연금술사가 납을 금으로 바꾸려했던 것과 같은 연구가, 빅토리아 시대에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연금술사와는 달리 화학자는 성공했고, 인공 머스크는 최신 유행 향수에 섞여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부드러운 향기와 함께 향수의 잔향성을 높이는 고정제로 사용하고 있다.
5) 머스크

- 알리샤 애쉴리
- Musk by Alyssa Ashley
- 히피의 역사와 함께한 머스크
- 조향사 미공개
- 나눔과 배려의 히피 시대인 1970년대, 동양적인 느낌이 나는 싱글 노트 향수가 인기를 끌었다. 향수의 유행은 동양 철학의 트렌드를 따랐고, 이는 머스크, 샌달우드, 파출리 오일에 대한 사랑으로 이어졌다. 이렇게 동서양이 뒤섞인 문화 속에서 알리샤 애쉴리의 머스크가 탄생했다. 오일로 시작해서 지금의 스프레이 콜로뉴로 발전을 거듭했고, 모든 향수 진열장에 놓여야 할 정도로 교과서적인 머스크 향기를 지니고 있다. 희미하게 가까이서 휘감기는 매혹적인 향기와 함께, 머스크는 관능적이면서도 편안한 이중적인 느낌이 든다. 오랫동안 머무른다면 그리 나쁜 조합은 아니다. 통카 노트가 부드럽고 폭신한 담요로 감싸는 동 안 머스크 노트는 미세한 파우더와 함께 깨끗한 빨래의 향긋함을 선사한다. 재스민, 제라늄, 장미 노트가 희미하게 고전미를 더한다. 오크모스가 닻을 내려 단단히 붙들고, 매끄럽고 고급스러운 아이리스 노트가 한층 더 부드럽게 감싼다. 오랫동안 인기를 끌 수밖에 없는 머스크 향수다.
6) 화이트 린넨

- 에스티로더
- White Linen by Estée Lauder
- 여성스러운 머스크의 대모
- 조향사 소피아 그로스만
- 화이트 린넨은 비누 향이 나는 플로럴 알데히드가 향기로운 구름에 실려 영국 전역을 떠다니던 1978년에 출시되었다. 내가 시프레를 시작으로 얼마나 멋진 향인지 깨닫게 되기 전, 한때 저항했던 곰팡내 머스크 향기를 가지고 있다. 화이트 린넨은 미국 출신이지만, 하얀 천막이 드리워진 가든파티에 참석한 영국 숙녀들같이 전형적인 영국 스타일을 보여준다. 깨끗한 린넨이 떠오르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고, 아름다운 영국 숙녀들이 겨우 버틸 수 있을 만큼 더운 여름날, 얼굴에 바른 파우더나 목에 건 진주목걸이와도 완벽하게 어울린다. 깨끗하고 하얀 비누 내음이 퍼지면서 하늘처럼 가볍게 흩날리는 봄꽃의 향기가 이어진다. 하지만 더 가까이 다가가면 플로럴 시프레 노트가 커다란 꽃다발을 만들고, 오크모스 노트는 촉촉한 흙내음이 나는 초록빛 오아시스로 꽃을 더 빛나게 한다. 오랫동안 지속되는 머스크 플로럴 어코드는 금방 알아차릴 수 있고 일단 그걸 알게 되면 자주 찾고 친해지다 결국 사랑하게 될 것이다.
* 참고
<합성 머스크>
안전한 합성 머스크는 투명한 액체, 분말, 때로는 단단한 얼음 같은 결정질 구조 상태로 실험실에 도착한다. 향기 화학자가 머스크의 부드럽고 파우더리한 향을 기반으로 다른 효과를 내는 분자를 발명하면, 조향사는 팔레트에 새로운 노트를 추가한다. 향수에서 미묘하게 빈티지한 느낌이 난다면 지난 수십 년 동안 발견한 다양한 머스크 노트가 들어 있기 때문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