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향수 종류(프루티 - 프루트보울Ⅱ)
◈ FRUIT BOWL
1) 워터멜론
- 세이 앤 블루
- Watermelons by Shay & Blue
- 여름날 들판에서 느끼는 수박의 향기
- 조항사 줄리 마세
- 수박은 무더운 여름에 최고지만, 다른 슈퍼스타들과 마찬가지로 관중이 더 많은 걸 원하는 동안 떠나버린다. 그렇다면 길게 이어지는 수박 향기는 어떻게 만들까? 조향사 줄리 마세의 향수는 그림이 그려진 엽서로 떠나는 소풍을 떠오르게 한다. 수박은 과즙이 가득하고 우아한 꽃향기가 넘쳐나며 갈증을 가시게 하지만 강하지 않은 오이 느낌이 더해진다. 생생하게 피어오르는 핑크와 그린 노트는 종일 이어지지 않지만, 매력적이고 유능한 다음 타자에게 역할을 넘긴다. 허니석클이 플로럴 향조를, 상쾌한 녹차 노트가 수분기 가득한 시원함을 이어받는다. 베티베르 잎사귀가 무릎에 연두빛 잔디 얼룩을 남기며 들판의 매력을 더한다.
2) 비 딜리셔스
- DKNY
- Be Delicious by DKNY
- 진짜 사과
- 조향사 모리스 루셀
- 우리가 널따란 과수원에서 30가지 품종의 사과 향수와 한정판을 시험한 끝에 찾은 첫 번 째는 싱그러운 연두빛 사과로, 농장에서 막 따서 아삭하게 베어 무는 그라니 스미스 사과를 떠오르게 한다. 비 딜리셔스의 냄새를 맡으면 미국의 록 가수 브루스 스프링스틴이 사과로 아담을 유혹하는 이브에 대해 노래하는 모습이 생각난다. 사과나무를 둘러싼 은방울꽃, 조그마한 바이올렛, 맨발로 긴 머리를 휘날리는 새하얀 면 원피스를 입은 여자처럼 달콤하고 순수한 향기가 피어오른다. 사과 향기는 오랫동안 머물지만, 결국 향긋한 꽃내음에 자리를 내준다. 모든 노트가 탐스럽고 수분이 가득하며 기분 좋게 가볍다.
3) 블루베리 머스크
- 세이 앤 블루
- Blueberry Musk by Shay & Blue
- 어른을 위한 베리
- 조향사 줄리 마세
- 쪽빛 같은 주스와 구름처럼 몽실한 꽃을 가진 블루베리는 머스크 노트에 영감을 주는 영원한 파트너다. 둘을 합치면 피부에 부드러운 여운을 길게 남기고 떠나는 플로럴 노트와 흡사한 베리 향기가 느껴진다. 블랙커런트보다 더 부드럽고 체리보다 덜 자극적인 블루베리는 언제나 둘 사이 어딘가에 놓여 있다. 셰이 앤 블루의 블루베리 머스크는 1980년대의 상징적인 향수인 더바디샵의 듀베리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둘이 같다는 말은 아니지만, 이종사촌 정도는 되는 것 같다. 어느 정도 묵직한 베리 향기를 좋아한다면 블루베리 머스크가 새로운 최애 향수가 될 수도 있겠다.
4) 루바브 앤 커스터드 1:29
- 4160 튜즈데이즈
- Rhubarb & Custard 1:29 by 4160 Tuesdays
- 매카트니 집에서 일요일 점심을
- 조향사 사라 매카트니
- 1:29는 기차 시간이 아니라 조향에 사용한 루바브와 시트러스 어코드 대 바닐라 커스터드와 크럼블 어코드의 비율을 의미한다. 섞지 않고 각각의 어코드로도 향수를 만들 수 있다. 루바브와 시트러스 콜로뉴의 자몽, 레몬, 오렌지, 여기에 날카로운 루바브 노트를 섞어 톡 쏘는 향기는 마리화나로 오해할 수 있다. 크리미한 바닐라 크럼블은 어른의 바닐라로, 건초와 토바코 앱솔루트가 귀엽고 가벼운 매력을 어른스럽게 바꾸어놓는다. 이들을 합치면 20세기 후반의 할머니들이 가장 사랑하는 요크셔 푸딩이 된다. 뿌리기에는 구르망 향조가 너무 과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 참고
<과일이 가득 담긴 풍요의 뿔>
가장 좋아하는 과일 맛을 젤리빈에서 찾을 수 있다면, 아마 그걸 향수로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5대 향수 제조 기업은 향미료 기업이기도 해서, 과일 향미료가 인기를 끌면 그걸 향수에 반영할 수 있는 방식을 찾게 된다. 지금까지 바나나와 사과에서 추출한 천연 향미료가 존재하며, 페어, 딸기, 블랙커런트 냄새가 나는 천연 분리액도 있다. 희귀한 과일 향기가 갖고 싶다면 향기 화학자가 만들어줄 수도 있다. 지금까지 파인애플 향수는 파인애플로 만들지 않았고 석류도 마찬가지이며, 가격이 저렴한 체리와 라즈베리 향수의 향기도 실험실에서 나온 합성원료로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