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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나는이야기

향수의 올바른 사용

by 향기나는토끼 2023. 7. 10.

1. 향수는 언제, 어디에서 뿌려야 할까?

향수가 신발과 비슷한 점이 하나 더 있다. 어떤 사람들이 끈 달린 갈색 단화만 신는 것처럼 당신도 자신만의 시그니처 향수가 있을지 모른다. 아니면 꽉 찬 화장대 서랍에서 상황에 맞는 향수를 선택할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전적으로 괜찮으며 그사이도 마찬가지다. 향수를 어디에, 얼마나 어떻게 뿌려야 하는지 수도 없이 다양한 경우가 있다. 원하는 향수를 원하는 때에 뿌리는 것 외에 정해진 규칙은 없다.

2. 향수는 아무 때나 뿌려도 괜찮을까?
몇몇 권위 있는 조향사 사이에서도 향수가 오로지 다른 사람을 유혹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믿음이 여전하다. 그러나 모두가 집에서 꼼짝없이 갇혀 있던 2020년에 그 신화는 쓰레기통에 던져졌다. 사람들은 다른 즐거움을 누리지 못하는 동안 향수가 주는 기쁨에 감사하면서 기분을 전환하기 위해 향수를 뿌렸다. 우리 모두 향수가 단지 외출할 때만 필요한 게 아니라는 것을 배웠다.
향수 애호가를 위한 또 다른 작은 사치는 잠잘 때 향수를 뿌리는 것이다. 잠자리에 들 때 무엇을 입는가? 숙면을 위한 향수? 안될 게 뭔가? 잠이 들어도 뇌는 여전히 주변의 냄새를 감지하며 편안하고 익숙한 향기는 긴장을 풀어주어 더 잘 자도록 도와준다. 친구네 집이나 호텔 방에 머무른다면 오랜 시간 함께했던 애착 향수를 가져가 잠자리에 들 때 입어보자. 마음이 편안할 것이다.

3. 미각의 미학
우리가 실험정신이 강한 최고의 셰프들과 일하면서 알게 되었는데, 향기는 맛에 영향을 끼치므로 미슐랭 식당에서 식사하기 전에는 향이 강한 향수를 뿌리지 않는 게 예의일 것이다.
많은 사람이 2020년에 안타까운 방식으로 발견한 냄새의 한 가지 특징은 후각을 잃었을 때 음식의 맛이 싱겁게 느껴진다는 점이다. 뇌는 향의 분자가 입안과 목 뒷부분에서 코를 통해 인지되는 후비향을 통해 후각망울에 닿을 때 후각과 미각을 결합해 맛을 만든다. 음식을 씹는 동안 뇌는 '아하, 이건 입에서 오는 신호니까 미각이 틀림없어'라고 느끼지만 사실 이는 후각과 미각이 합쳐진 감각이다.
심지어 시향지를 입에 물고(혀가 닿지 않게 주의하자) 숨을 들이마시면 향수 냄새를 맡을 수 있다. 처음 해보면 꽤 특이하고 낯선 느낌이다. 우리는 셰프 아담 토마스의 실험에 참여해 식사하는 사람들의 포크에 스모키 한 향과 함께 평온해지는 느낌을 주는 베티베르 에센셜 오일을 발라두었다. 먹거나 마시는 동시에 향기를 들이마시는 것은 대단히 흥미로운 경험이다. 담백한 흰쌀밥을 먹으면서 재스민이나 장미향을 들이마셔보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4. 향수는 어디에 뿌리는 것이 가장 좋을까?

매달 어디에 향수를 뿌릴지에 대한 새로운 의견이 쏟아진다. 우리는 최근에 프랑스 여성들이 무릎 뒤에 향수를 뿌렸기 때문에 남자들이 앉아 있다가 자신들이 지나갈 때 넋을 잃었다고 말하는 것을 보았다. 정말 앉아 있는 낯선 남자를 유혹하려고 향수를 뿌리는 걸까? 심지어 가브리엘 샤넬조차 키스를 받고 싶은 모든 곳에 향수를 뿌려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말 맛도 없고 혀가 따가울 수 있으니 제발 그러지 말자.
지금은 자신을 위해 향수를 고르고 사는 시대다. 향수는 스스로 향기를 맡고 싶은 곳에 뿌리면 된다. 당연히, 원한다면 손목을 함께 문질러도 된다. 마찰로 인해 향기가 약간 따뜻해지면서 조금 빨리 증발할 수도 있겠지만, 향기 자체를 손상시키지는 않는다.
우리는 향수를 향이 좀 더 지속되는 옷은 물론 머리카락, 팔, 목 등 닿을 수 있는 곳 어디든 스무 번 이상 뿌리는 걸 좋아한다. 어떤 사람들에게 너무 과하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즐기고 있고, 길을 걷다 보면 사람들이 따라와 무슨 향수인지 묻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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