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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나는이야기

향수 종류(가죽 – 토바코Ⅰ)

by 향기나는토끼 2024. 10. 5.

 

향수 종류(가죽 토바코)

 

 

TOBACCO

 

 

1) 타박 블롱

- 까롱

- Tabac Blond by Caron

- 해방의 향수

- 조향사 어니스트 달트로프

- 1919년 출시된 타박 블롱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은 두터운 지지층과 놀라운 향기를 증명한다. 타박 블롱은 해방을 상징하는 향수로 시작했다. 여성이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고, 이 향수는 후각용 장신구였다. 조향사 어니스트 달트로프가 활짝 핀 꽃으로 둘러싸인 안전한 길 대신 어두운 파리지앵 살롱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타박 블롱은 일종의 새로운 시작이기도 했다. 흙내음이 섞인 마른 가죽과 토바코 노트는 담배 냄새를 흉내내지 않고 더 나은 풍미를 선사한다. 파촐리와 시더우드의 강렬한 품 안에 안겨 있는 뾰족한 카네이션 노트는 사막에 버려진 지 오래된 카메라 케이스 냄새를 불러오는 데 성공한다. 가죽, 먼지, 담배, 그리고 오랫동안 잃어버린 시대. 타박 블롱을 뿌리고 '잉글리쉬 페이션트'를 보자.

 

 

2) 카보샤

- 퍼퓸 그레

- Cabochard by Parfums Grès

- 반항적인 가죽

- 조향사 베르나르 송

- 고집스럽다는 의미의 카보샤는 출시된 1959년의 어둡고 음울한 매력에 어울리며, 연기가 자욱하고 매혹적인 재즈 클럽을 닮았다. 흙내가 풍기는 오크모스가 먼저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고, 탈크의 먼지와 지탄 담배로 허스키해진 목소리와 함께 짙은 우디 타바코 노트가 존재감을 드러낸다. 농밀한 복잡성은 아찔할 정도로 강렬한 플로럴, 비누 내음 같은 가벼운 알데히드, 묵직함을 가로지르는 시트러스, 겹겹이 쌓인 알싸하고 따뜻한 앰버와 머스크 향기가 뒤섞여 있다는 의미다. 여기저기 더듬는 팔처럼 당신을 감싸고 있는 가죽 향기는, 담배 냄새가 배어 있고, 낡고, 조금 초라해 보이는 마치 나쁜 남자친구 같다. 위스키 한 모금을 들이키고 쿨하게 거절하자.

 

 

3) 자스민 에 시가렛

- 에따 리브르 도랑쥬

- Jasmin et Cigarette by Etat Libre D'Orange

- 앞뒤 안 가리는 무모한 가죽

- 조항사 앙투안 메종디외

- 자스민 에 시가렛은 요즘 기준으로 보면 질색할 수 있지만 그래도 탐구해 볼 가치가 있다. 1920년대, 흡연은 자유와 해방을 상징하는 행위였다. 여자들은 시프레 향기 사이로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남자처럼 우리도 담배를 피운다'라고 나지막이 말했다. 그 연기처럼 매캐한 매력은 사라진 지 오래지만, 토바코 노트가 들어간 향수는 다시 한번 돌아볼 가치가 있다. 자스민 에 시가렛은 불을 붙이지 않은 파이프 담배처럼 옅은 살구 향이 섞인 나무 냄새가 난다. 문간에서 담배를 피우는 무례한 녀석이 풍기는 냄새가 아니다. 이제 거기에 꽃가루처럼 산뜻한 향기가 나는 재스민 꽃봉오리를 넣고 베이스로 살짝 머스크를 더한다고 상상해보자. 짜잔! 자스민에 시가렛이 탄생했다. 이 향수는 연기가 자욱한 세상의 꽃향기를 풍기며 자유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실제 여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게 메타포가 아니라면 대체 뭐란 말인가?

 

 

4) 토박

- 마야 엔자이

- Tobak by Maya Njie

- 스칸디나비아의 가죽과 담배

- 조향사 마야 엔자이

- 인디 조향사는 모두 친구나 가족에게서 영감을 받은 향수를 만든다. 마야 엔자이 웹사이트에 가면 어린 시절의 사진과 마야의 향기에 착상을 불어넣은 장소를 볼 수 있다. 그리고 토박 페이지에서는 사진 속에서 할아버지가 어린 마야를 바라보고 있다. 나무 향이 감도는 가죽 내음은 따뜻하고 사랑스러우며 빛바랜 사진 곁에 편안히 앉아 있다. 시나몬과 통카로 알싸한 풍미를 내고, 빻은 베티베르를 넣은 다음 머스크로 부드럽게 만든 토박은 담배가 아니라 행복에 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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