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향수 종류(가죽 – 토바코Ⅱ)
◈ TOBACCO
1) 트래버시 두 보스포어
- 라티잔 파퓨미에르
- Travers é e du Bosphore by L'Artisan Parfumeur
- 튀르키예 향신료 내음이 밴 가죽
- 조향사 베르트랑 뒤쇼푸르
- 내 계산이 맞다면 트래버시 두 보스포어는 라티잔 파퓨미에르가 다국적 멀티 브랜드 푸이 그에 인수되기 전에 베르트랑 뒤쇼푸르가 만든 29개의 향수 중 하나다. 아시아와 유럽을 갈라놓거나 만나게 하는 이스탄불의 보스포러스 해협을 건넜던 경험을 향수에 담았다. 옛날에는 유람선을 타고 건너야 했는데, 영국의 낭만파 시인인 바이런 경은 목숨을 걸고 헤엄쳐 건넜다. 트래버스 두 보스포어는 부드럽게 달리는 리무진을 타고 현대식 다리를 건너는 기분이 든다. 그랜드 수크에서 산 석류, 피스타치오와 장미 향이 나는 튀르키예 사탕, 보랏빛 아이리스와 함께 리무진의 가죽 시트에 편안히 앉아 있다.
2) 테이크 미 투 더 리버
- 4160 튜즈데이즈
- Take Me To The River by 4160Tuesdays
- 1980년 지하 클럽의 공연
- 조향사 사라 매카트니
- 이건 가죽 소파다. 토요일 밤에 밴드가 연주하는 작은 클럽 아래층에 놓여있다. 몇 년 동 안 쏟아진 술이며 음료수가 나무 바닥에 스며들었고, 레드 와인, 코냑, 아주 매혹적이고 부드러운 머스크, 하바나 시가 한 상자, 붉은 장미 열댓 송이가 있다. 일방적인 관계의 향기이며 나쁘다는 걸 알지만 끝낼 준비가 되지 않았다. 뿌리고 나갈 때마다 누군가 이게 뭐고 어디서 살 수 있는지 묻는다. 내 향수병을 건네면 가져간 후로 소식이 없다.
3) 뀌르 쿠바 인텐스
- 퍼퓸 드 니콜라이
- Cuir Cuba Intense by Parfums de Nicolai
- 모히토, 쿠바 리브레, 그리고 하바나 시가
- 조향사 패트리샤 드 니콜라이
- 쿠바 시가는 젊은 여자들이 허벅지에 굴려 만든다는 말이 있지만, 실은 다양한 연령대의 숙련된 여성들이 부드러운 천을 씌운 가죽 의자 팔걸이를 사용해 만든다. 뀌르 쿠바 인텐스는 그 향기가 난다. 시가 작업장에서 쓰는 오래되고 낡은 가죽 냄새에 민트 모히토 럼 칵테일, 갓 짠 라임을 넣은 쿠바 리브레, 화끈한 향신료, 더 화끈한 살사 댄서의 향기가 섞여있다.
4) 오 드 가가
- 레이디 가가
- Eau de Gaga by Lady Gaga
- 가가의 이름에 걸맞는
- 조향사 우르술라 완델
- 레이디 가가의 첫 향수인 페임은 색깔의 흔적을 남기지 않고 뿌릴 수 있는 최초의 검은 액체라는 마케팅의 승리였다. 향수병은 우주선에 있는 에이리언의 알처럼 보였고 엄청난 흥분을 약속했다. 향수는 충분히 기분 좋은 향기가 났지만, 검은색과 금색의 외계인 우주선에 담길 특권을 누릴 자격은 없었다. 오 드 가가는 그 첫 향수병에 담겼어야 했던 향기다. 그랬다면 아주 짜릿했을 텐데. 가죽과 바이올렛 노트, 신선하게 압착된 시트러스 과일로 시작한다. 이건 내가 처음 맡아본 가죽 바이올렛 노트는 아니지만 실험실 바깥으로 가지고 나와 선반에 올려둔 건 처음이다. 여러분이 기대하는 가가의 향기 그 자체다. 도전적이고 중성적이다. 예상 밖에 예측할 수 없는 향기를 선사하며 가성비가 뛰어난 멋진 향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