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향수 종류(구르망 - 바닐라)
◈ AVANILLA
1) 번트 슈가 바닐라
- DSH 퍼퓸
- Burnt Sugar Vanilla by DSH Perfumes
- 멈출 수 없는 갈망
- 조향사 던 스펜서 허위츠
- 여러분이 아무리 자제심을 발휘해도 번트 슈가 바닐라가 마법을 걸면 힘없이 무너져 당장 달콤한 케이크에 손이 갈지 모른다. 바닐라가 작정하고 옷을 차려입고 나오면 따스함이 편안하고 아늑하게 방 안을 가득 채운다. DSH 퍼퓸의 번트 슈가 바닐라는, 노란 커스터드 배경에 봉봉 초콜릿을 한 입 베어 물면 한가득 흘러내리는 크림과, 점점이 박혀 있는 검은 바닐라 씨앗이 생생히 떠오르는 달짝지근한 향이 난다. 번트 슈가 바닐라는 너무 맛있는 냄새가 나서, 나는 지금 파리 거리에 있고 턱에는 크렘 앙글레즈가 묻어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2) 바닐라 플래시
- 타우어빌
- Vanilla Flash by Tauerville
- 기쁘게 맞이해주는 바닐라 품속으로
- 조향사 앤디 타우어
- 바닐라 향기에 싫증이 날 때면 앤디 타우어가 이 조용한 걸작으로 여러분을 설득할 수 있도록 해보자. 바닐라 플래시는 시럽 같은 녹진하고 달큼한 바닐라가 아니라, 가장 좋은 끈적한 꼬투리에서 나오는, 매끄러운 새틴의 시원하고 부드러운 주름 같은 바닐라다. 재능이 넘치는 조향사는 바닐라 노트를, 중간에 붉은 장미를 만난 풍부하고 축축한 토바코 노트와 섞었다. 그 결과 어두운 숲속의 내음이 탄생했다. 오래된 담배 상점의 바닥에는 마호가니 나무가 깔려 있고, 안에는 코코넛 냄새가 감돌고 있다. 장미 노트가 바닐라의 가장 부드럽고 향긋한 내음을 끌어내 바닐라 플래시는 향기의 비단 같은 꿈을 만든다. 얇게 비치는 파촐리는 모든 노트를 가볍게 감싸며 마무리를 짓는다. 존재만으로도 감사할 만큼 엄청난, 후각에게 바치는 선물이다.
3) 올림피아
- 파코 라반
- Olympéa by Paco Rabanne
- 짭쪼름하고 알싸한 내음의 바닐라
- 조향사 앤 플리포, 도미니크 로피용
- 올림피아는 설탕 대신 소금이 들어가, 바닐라 계열 향수 중에 홀로 서 있다. 특이하게 들릴 수 있지만 소금과 캐러멜이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생각해보면, 결국 이 조합은 다른 향수와 같이 감미로운 구르망 향조를 지향한다. 마스터 조향사 세 명의 손길로 소금과 바닐라의 조합은 홍차에 설탕 다섯 숟갈 대신 꿀 반 숟갈을 넣는 것처럼, 자제의 미학을 보여주는 따뜻한 향수가 되었다. 황금빛 구름 안에서 산뜻한 생강 향이 더해진 프루티, 우디, 플로럴 노트가 바닐라의 향긋함을 돋보이게 하고, 그 뒤로 재스민, 시트러스, 앰버그리스 노트가 은은하게 맴돈다.
4) 플레이 도
- 데메테르 향기 도서관
- Play-Doh by Demeter Fragrance Library
- 정말이지, 너무 사랑스럽지 않아?
- 조향사 미공개
- 플레이 도는 속임수처럼 들리고 정확히 그런 냄새가 나지만 사실 훨씬 더 많은 매력이 있다. 어린 시절 엄마가 보지 않을 때 유혹에 굴복해서 플레이 도에 빠졌던 게 나 혼자는 아니라고 확신한다. 이 맛있고 분명한 향기의 영향이다. 플레이 도(장난감과 향수 모두)는 아몬드, 바닐라, 코코넛, 마지팬, 케이크 반죽 같은 냄새가 난다. 어린아이들이 그 안에 이빨 자국을 남기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미식을 추구하는 구르망 향수로서, 간식 찬장을 넘어 유혹과 향수를 자아내는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오르게 하는 건 천재적인 일격이다. 향기를 맡으면 이름 붙이기 어려운 행복한 마음에 눈가가 촉촉해진다.
5) 바닐라 부르봉
- 이브 로쉐
- Vanille Bourbon by Yves Rocher
- 온라인 주문을 위한 프랑스어 공부가 아깝지 않은
- 조향사 미공개
- 처음 바닐라 부르봉을 뿌렸을 때, 엄청 싼데 향기는 거룩할 정도로 풍부해서 가격이 잘못된 줄 알았다. 안타깝게도 이브 로쉐는 더이상 영국에서 찾아볼 수 없지만, 유럽과 미국에 지점이 많다. 바닐라 부르봉은 디저트 트롤리에 놓인 부드러운 커스터드 크림이 봉긋하게 올라와 있고 그 위에 얇고 바삭한 캐러멜을 얹은, 너무 맛있어 보이는 크렘 브륄레에서 눈길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머스크와 플로럴 노트가 모습을 드러내지만 그 이름을 떠올리기도 전에 사라진다. 일년내내, 특히 크리스마스에 빛을 발하는 사랑스럽고 자꾸만 손이 가는, 먹음직스러운 향기만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