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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나는이야기

향수 종류(모시 – 허벌)

by 향기나는토끼 2024. 9. 29.

목차

    향수 종류(모시 허벌)

     

     

    HERBAL

     

     

    1) 아로마틱스 엘릭서

    - 크리니크

    - Aromatics Elixir by Clinique

    - 사랑받는 고전

    - 조향사 버나드 챈

    - 아로마틱스 엘릭서에는 없는 게 없다. 하늘을 찌를 듯한 은빛 알데히드 노트, 쩡하고 상쾌한 허브의 오프닝, 정원에 가득 핀 확신에 찬 강력한 꽃, 밀도 있고 묵직한 모스 노트의 마무리. 정갈한 손글씨와 좋은 매너처럼 아로마틱스 엘릭서는 시간을 초월하며 명망 높은 향수들 사이에 두어도 손색이 없다. 레몬 버베나 노트가 조금 날카로운 첫인상을 준다. 한껏 자라난 거대한 파촐리 미들 노트는 쿰쿰한 냄새와 함께 디올 향수를 뿌리고 뽐내며 걷는 우아한 여성의 유령을 떠오르게 한다. 이윽고 폴폴 날리는 파우더의 빛바랜 분위기가 시프레 피니시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다.

     

     

    2) 안테우스

    - 샤넬

    - Antaeus by Chanel

    - 도발적인 강렬함

    - 조향사 자크 폴주

    - 오리지널 1980년대 안테우스 포장 상자에 들어 있던 종이에는, '매우 개인적인 취향을 가진 결단력 있고 자유로우며 올곧은...현대적인 남성'을 위한 향수라고 적혀 있었다. 요즘은 종이에 적힌 단어 대신 선명한 근육과 털 한 올 없이 매끄러운 몸매의 모델이 등장해서, 향수 이름과 같은 고대 그리스 신화의 거대한 격투기 선수의 모습을 생생히 재현해낸다. 안테우스는 훌륭하고 강하며 새로워진 1980년대 시프레 향수이고, 도전자들의 세계에서 아직도 우뚝 서 있다. 선반 위에 놓인 향신료를 싹 쓸어다 담았고, 꽃집, , 허브 정원을 통째로 옮겨왔다. 강렬한 노트들이 서로를 돋보이게 하며, 야생동물이 주위를 어슬렁거리는 듯한 발삼과 모스 베이스 노트 위에 굳건히 존재감을 드러낸다. 요즘 아이들은 1980년대 버전에 놀랄지도 모르지만 가장 최근 새롭게 태어난 현대적인 남성 역시 안테우스가 여전히 도발적인 강렬함을 지니고 있다는 데 동의할 것이다.

     

     

    3) 파리 1948

    - 4160 튜즈데이즈

    - Paris 1948 by 4160 Tuesdays

    - 지난날의 고전에 경의를 표하며

    - 조향사 사라 매카트니

    - 1948년 시프레 향수는 오늘날 프루티 플로럴과 구르망 향수만큼 거리를 휩쓸고 다녔다. 물씬 풍기는 흙내음, 쿰쿰한 오크모스, 커다란 클래식 플로럴의 강렬한 향취, 운이 좋다면 피니시에서 희미한 탈크 향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진짜배기 시프레는 요즘 찾기 어렵지만 사라 매카트니는 1940년대의 우아한 시프레가 가졌던 특성을 재현하고, 잊혔던 화려한 속삭임을 다시 일깨웠다. 자몽, 복숭아, 바질 노트가 쨍하면서도 달큼한 오프닝을 선사하고, 바질 향이 잠시 주위를 맴도는 동안 민트가 감도는 아니스 노트가 소리 없이, 하지만 뚜렷하게 존재감을 드러낸다. 장미, 감미로운 꽃잎, 진한 나무 내음은 파리의 여인들이 한 때 그들의 도시를 어떤 향기로 물들였는지 떠올리게 하며, 흙내 나는 오크모스 노트로 우리를 이끈다. 먼지 날리던 긴 코트가 화려하게 부활한 것처럼, 파리 1948은 현대 세계에 우아함을 가져다준다.

     

     

    4) 비하인드 더 레인

    - 폴 쉬체

    - Behind the Rain by Paul Schütze

    - 비가 내린 후에

    - 조향사 폴 쉬체

    - 페트리코는 마른 땅 위에 비가 내리며 나는 흙냄새를 뜻한다. 그리고 그리스어로 돌과 신화 속 신들의 혈관을 흐르는 황금빛 유체를 의미하기도 한다. 폴 쉬체의 황금빛 향수도 짙푸른 퍼 트리 시프레 노트가, 에게해의 섬에서 햇빛이 모습을 드러낼 때 증발하는 비 냄새와 같아, 페트리코라는 단어와 잘 어울린다. 비하인드 더 레인은 인디 향수로, 대형 브랜드는 결코 만들지 못할 만큼 주류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축축하게 젖은 땅 냄새 위로 자몽과 펜넬의 알싸한 상쾌함이 진하게 퍼진다. 인디 브랜드 향수의 목적이 바로 이거다. 비가 내린 그리스 섬 같은 냄새가 매력적이라고 느끼는 누군가를 위해 기묘한 향기의 아름다운 순간을 기록하는 것.

     

     

    * 참고

    <모험심이 강한 사람에게''>

    허브 향과 짙고 무성한 녹색 잎사귀 내음이 물씬 풍기는, 시프레 향수를 찾아 떠나는 모험에 친구와 함께하길 바란다. 보통 표지판이 서 있는 길을 벗어나 깊은 숲속 그늘진 곳으로 향한다는 걸 알게 될 테니까. 시프레는 혹하는 마음에 사는 향수가 아니므로 반드시 먼저 시향해봐야 한다. 규모가 작은 퍼퓨머리는 보통 샘플을 판매하고, 대형 브랜드 향수는 매장에 가서 시향해볼 수 있다. 먼저 시향지에 뿌려서 향을 맡아보고, 마음에 든다면 피부에도 뿌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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