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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나는이야기

향수 종류(모시 – 시트러스Ⅱ)

by 향기나는토끼 2024. 9. 27.

목차

    향수 종류(모시 시트러스)

     

     

    CITRUS

     

     

    1)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포허

    -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 narciso rodriguez for her by Narciso Rodriguez

    - 우아하고 생기가

    - 넘치는 조향사 크리스틴 나이젤, 프란시스 커정

    - 코끝을 간지럽히는 파우더처럼 부드러우면서도 관능미가 느껴진다. 우아한 여성의 순결한 꽃내음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구혼자들을 황홀하게 만든다. 청순하면서도 매혹적인 나르시소 로드리게즈는 둥글고 부드러운 살구와 크고 고풍스러운 장미의 매력을 모두 지녔다. 면처럼 보드랍고 깨끗한 화이트 코튼 머스크 내음이 햇빛 아래 널어놓은 시트처럼 펄럭인다. 파촐리 노트가 천천히 합류하며 강렬함을 선사하지만 도드라지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보송한 샌달우드 노트가 마치 장미를 머금고 자란 나무처럼 향기로운 피날레를 장식한다. 주머니에 잔돈 몇 푼 밖에 없을 때라도 마치 백만장자가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2) 로 믹스트

    - 퍼퓸 드 니콜라이

    - L'Eau Mixte by Parfums de Nicolai

    - 신선한 공기보다 더 신선한

    - 조향사 패트리샤 드 니콜라이

    - 로 믹스트는 일에 집중하려 하지만 머릿속에 자꾸 딴생각이 드는 오후에 활기를 불어넣는 토닉이다. 이건 안에서 일하는 사람 모두의 보편적인 이익을 위해 창문이 열리지 않는 모든 건물의 에어컨 시스템에 주입해야 한다. 새콤함, 크게 달지 않은 블랙 커런트에 자몽, 베르가 못, 민트 한 방울. 패트리샤 드 니콜라이는 베티베르를 자신만의 독특한 오크모스 노트와 함께 사용해 베이스 노트에 부드럽고 촉촉한 흙내음을 더했다. 향기가 좀 더 오래 지속 되기를 바라는 사람에게 이 향수가 어느 계열에 속하는지 잘 생각해 보고 다시 뿌리는 걸 권장한다. '야수 모드'의 강렬한 남성용 향수 50ml를 살 돈이면 로 믹스트 250ml 한 병과 리필용 스프레이까지 가질 수 있다. 밝고 가벼운 쪽으로 오라.

     

     

    3) 아에로쁠란

    - 데따이으

    - Aéroplane by Detaille

    - 당신이 찾아야 하는 것

    - 조향사 미공개

    - 모시 시트러스 향수를 향한 우리의 작은 편향을 눈치챘는가? 그렇다면 유죄를 선언한다. 이제 마음놓고 여러분을 숲속 비밀의 정원으로 향하는 길로 안내하겠다. 레몬 나무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고, 파출리 잎사귀 향기가 공중에 감돌며 오크나무 아래에는 편히 누워 쉴 수 있는 부드럽고 촉촉한 짙푸른 이끼가 깔려 있다. 이 향기를 생각하면 아에로쁠란은 조금 특이한 이름이다. 향수 라벨에 그려진 1920년대식 비행기는 빈티지 스타일의 향기를 기대하게 만드는데 사실 이건 100년도 더 된 진짜 빈티지 오 드 콜로뉴다. 과거를 떠오르게 하지만 조향사 가 클래식 콜로뉴에 독특함을 더해 오 소바쥬나 오 드 로샤스 같은 향수를 가져다주던 1960년대의 정신이 깃들어 이전 오리지널이 그랬던 것처럼 풍성하고 깊은 향기가 난다. 데따이으의 다른 남성용 향수처럼 아에로쁠란도 일단 사면 가족 모두 돌아가며 빌려달라고 할 만큼 누구에게나 잘 어울린다. 지금 파리에 있다면 얼른 가서 사도록 하자.

     

     

    4) 오 소바쥬

    - 디올

    - Eau Sauvage by Dior

    - 1960년대의 모험심 강한 청춘

    - 조향사 에드몽 루드니츠카

    - 향수 업계에 전설처럼 떠도는 오 소바쥬에 대한 소문이 있는데 여성에게 역사상 최고의 인기를 끌었던 이 향수가 사실 우연히 출시된 남성용 향수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게 대수 로운 일은 아니다. 당시 젊은 세대는 모두 긴 머리를 하고 플레어 스커트에 티셔츠를 걸친 채로 자유와 해방을 상징하는 시트러스 시프레 스플래시인 오 소바쥬를 뿌렸다. 오 소바쥬의 독창성은 헤디온에서 비롯되었다. 플로럴 프루티, 우디 노트가 부드러운 바람결에 실려오는 정원에 들어서는 듯한 느낌을 주는 이 합성원료는 당시 특허권에 매여 있어 사용이 제한적이고 가격이 비쌌다. 오 소바쥬는 곧 1960년대 쾌락주의의 상징이 되었다. 넥타이나 중압감 따위는 벗어 던지라고! 오 소바쥬는 우드, 플로럴, 발삼, 모스 노트가 모두 완벽하게 느껴진다. 향수업계에 새롭고 더 가벼운 향수의 가능성을 보여준 클래식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시프레 향수다. 마치 모나코 출신의 어린 상속녀처럼 느껴진다. 그녀는 자유로운 정신과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나고 히피족의 자취를 쫓아 히말라야산맥에 도착한다. 하지만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신형 포르쉐와 길들인 애완 치타를 잊지 않았다.

     

     

    * 참고

    <누가 시트러스에게 마이크를 건넸을까?>

    1960년대와 1970년대 시트러스 계열 향수가 플로럴을 압도하고 무대 위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한때 스쳐 지나가는 오 드 콜로뉴의 탑 노트였던 그들이 반짝이는 스타로 소프라노 디바 로 거듭났다. 유니섹스 오 드 퍼퓸은 당시 히피족의 이상을 충족시키기에 적당한 만큼의 파 촐리 노트와 함께, 가격이 꽤 나가긴 했지만 터무니없이 비싸지는 않았다. 1965년 밥 딜런이 처음으로 전자기타를 들고 나왔던 그해 시트러스도 전기를 사용했다. 에드몽 루드니츠카가 헤 디온을 추가해 오 소바쥬의 레몬 노트에 반짝이는 불빛이 들어오게 했고, 시트러스 시프레는 새로운 생명력을 얻어 다시 일어서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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