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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나는이야기

향수 종류(솔리플로르 - 장미#01)

by 향기나는토끼 2023. 7. 27.

◈ 솔리플로르

솔리플로르는 꽃 한 송이만 꽂는 꽃병을 의미한다. 또한 단일 식물 향이 나도록 만든 향수를 뜻하는 업계 용어다. 솔레-플로레가 아닌 솔리-플로르로 발음한다. 싱글 우드, 허브, 수지 향을 설명할 때도 쓰기 때문에, 식물학적 이름이 붙는 모든 향수에 사용할 수 있는 용어다.
장미, 재스민, 아이리스, 바이올렛, 라벤더는 포장 상자에 적힌 이름만 봐도 어떤 향인지 짐작할 수 있다. 솔리플로르 향수는 이미 차고 넘치는데 조향사는 왜 끊임없이 새로운 향수를 만들고 싶어 할까? 왜냐하면 창의적인 도전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새로운 아이리스 노트는 이전의 모든 아이리스 노트와 다른 향을 내면서도 이름에 걸맞게 아이리스 같은 향이 나야 하고 인기를 끌 만큼 충분히 매력적이어야 한다. 고전 향수와 현대 향수에 도전해 보고 자신에게 놀라움을 선사해 보자.

◈ ROSE

 

1) 폴스미스 로즈

- 폴스미스
- Paul Smith Rose by Paul Smith
- 가시 돋친 장미
- 조향사 앙트완 메종듀
- 폴스미스 로즈는 장미가 그려진 포장 상자에 담겨 오고, 특별 한정판 토끼 인형도 들어 있었다. 모든 게 사랑스럽다. 하지만 귀여운 토끼 인형 뒤에는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내가 장미야. 그래서 뭐?'라고 말하는 깊고 진한 장미가 숨어 있다. 이 장미는 백마 탄 왕자가 잠자는 숲 속의 공주를 구하기 위해 100년 동안 자라난 가시덤불을 헤쳐나갈 때, 옷과 피부에 생채기를 내는 그 장미다. 폴스미스 로즈의 향은 누구든 키스를 위해 잠에서 깨어나게 할 것이다. 조향사인 앙트완 메종류는 대담하게 표현할 줄 안다. 따뜻하면서도 어둡고, 과일향이 가득하고, 나긋나긋하면서도 생동감이 넘친다. 그리고 무엇보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가격이 싸다.

2) 모로칸 로즈

- 안젤라 플랜더스
- Moroccan Rose by Angela Flanders
- 진정한 사랑의 상징
- 조향사 안젤라 플랜더스
- 모로칸 로즈의 향기를 맡으면 저녁 무렵 타일이 깔린 수영장 옆에서 차를 홀짝이는, 마라케슈 어딘가 정원이 딸린 집의 포근함을 느낄 수 있다. 풍성한 향취에 찬사를 보낸다. 놀라운 조향사 안젤라 플랜더스가 자신이 받은 영감에 딱 들어맞는 장미를 찾기 위해 북아프리카로 여행을 떠났다가 마침내 찾아내고 탄성을 외쳤으리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안젤라는 수작업으로 천연 장미, 샌달우드, 발삼 노트를 블렌딩 하고 로즈제라늄으로 광채를 더한 향수를 만들어 런던의 퍼퓨머리 두 곳에서 판매했다. 이 향수가 전 세계의 세련된 부티크에서 응당 있어야 할 자리에 놓여 있었다면 가격이 네 배쯤 비쌌을 것이다. 대신 우리도 모로칸 로즈를 찾기 위한 여정을 떠나야 하지만 그만한 노력은 보상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

3) 라르 & 라 마티에르: 로즈 바바르

- 겔랑
- L'Art et la Matière: Rose Barbare by Guerlain
- 독보적인 야생 장미
- 조향사 프란시스 커정
- 바바르? 바바릭? 야만적이라고? 물론 아니다. 오프닝은 매우 부드럽게 시작한다. 현대적인 장미 향수에 기대하는 모든 것이 다채롭게 담겨 있고, 과일과 파우더 노트로 가벼움을 더했다. 그러다 갑자기 외투를 벗고 묶은 머리를 풀더니 영화 '키스미 케이트'에서 앤 밀러가 'Too Darn Hot'을 열창하듯 향기가 폭풍처럼 몰아친다. 어떻게 그렇게 얌전하다가 한순간에 대담하게 변신할 수 있을까? 로즈 바바르는 자정이 되면 화려한 탱고를 추면서 모두의 관심을 원하는 수수한 도서관 사서처럼 우리를 격정 속으로 밀어 넣는다. 겔랑의 가장 비싼 가격대 향수 라인 중 하나이므로, 가질 수 없다면 관능적이고 풍부한 화려함과 함부로 사랑에 빠지지 말자.

4) 윈 로즈

- 에디션 드 퍼퓸 프레데릭 말
- Une Rose by Editions de Parfums Frederic Malle
- 완벽한 장미 한 송이
- 조향사 에두아르 플레시에
- 한 번은 프랑스 조수가 내 겨울 코트와 모자에 윈 로즈를 들이붓다시피 뿌린 덕에 움직이는 인간 향수가 된 적이 있었다. 그러고는 버스에서 내렸는데, 함께 내린 여자의 남편이 부끄러운 기색으로 어떤 향수인지 묻기에 갖고 있던 향수 샘플을 건넸다. 윈 로즈는 그런 향수다. 너무 맘에 드는 장미 향기로 버스 정류장에서 낯선 이에게 말을 걸게 만든다. 공식 노트는 트러플 어코드, 와인 어코드, 파촐리, 제라늄, 터키 로즈 앱솔루트이고, 마지막 노트인 순수하고 강렬한 장미 향은 반드시 맡아봐야 한다. 완벽한 향수를 즐기기엔 그만한 대가가 따르긴 하지만 말이다. 혹시 궁금할까 싶어 덧붙이자면, Malle은 발레와 운율이 맞는 말레가 아니라 친구를 뜻하는 팔처럼 발음한다.

* 참고

<아프로디테의 사랑의 상징> 고대 이집트인, 그리스인, 로마인들이 그래왔던 것처럼, 우리는 장미 향수를 숭배한다. 그래서 우리가 사랑하는 향수를 조금 골라 실어보았다. 여러분이 장미 향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한번 시도해봤으면 한다. 여기서 소개하는 향수는 모두 다른 매력이 있다. 풍성한 향수, 가벼운 향수, 어두운 향수도 있고, 상쾌한 향수, 달콤한 향수, 강렬한 향수, 부드러운 향수까지 실로 다양하다. 남성용도 있고 여성용도 있으며, 모두를 위한 장미 향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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