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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나는이야기

향수 종류(시트러스 – 시트러스 칵테일)

by 향기나는토끼 2023. 7. 16.

◈ CITRUS COCKTAILS

 

1) CK ONE

- 캘빈클라인
- ck one by Calvin Klein
- 1990년대 CKlassic
- 조향사 알베르토 모릴라스, 해리 프리몬트
- 1994년, 우리는 모두 순조롭지 않은 이륙과 함께 서로를 더 살피고 배려하는 10년을 바라고 있었다. 하지만 은은한 비누나 세제 노트가 들어간 향수가 활주로를 박차고 날아올랐고, CK ONE은 그 유행을 궤도에 올려놓았다. 이 향수는 도회적인 이미지에 날씬하고 아름다우며 옷을 많이 걸치지 않은 사람들에게 유니섹스 향수로 강력한 마케팅을 펼쳤다. 지금 맡아보면 유니섹스 향수의 기준이 얼마나 남성용 향수로 기울어 왔는지 알 수 있어 흥미롭다. 강렬하고 상쾌한 시트러스, 상큼한 열대과일, 하늘거리는 잘게 빻은 꽃잎과 요즘 남성용으로 출시된 훨씬 비싼 향수에서 볼 수 있는 산뜻하고 깔끔한 블루 워터, 부드러운 앰버 우드 노트가 어우러진다. 디자이너 향수 50ml를 사는 값이면 CK ONE 200ml 한 병을 살 수 있을 만큼 가성비가 좋다. 이 향수는 이제 클래식으로 자리를 잡았다.

2) 오 디나미쌍뜨

- 클라랑스
- Eau Dynamisante by Clarins
- 활력을 불어넣는 시트러스
- 조향사 자크 쿠르탱 클라랑스
- 오 디나미쌍뜨는 스킨 트리트먼트 제품으로 출시되었지만, 향기가 너무 좋아서 단순히 향을 맡으려고 구입하기도 한다. 1987년에 출시된 이 트리트먼트 향수는 그 시대를 휩쓸던 플로럴 계열 향수의 유행과는 대조적으로 정신없이 북적거리는 인파 속에서 평온함, 정원에서 평화롭게 졸졸 흘러내리는 미니 폭포의 물줄기, 잠깐의 명상을 선사한다. 오 디나미쌍뜨는 전통적인 콜로뉴와 공통점이 많으면서도 현대적이고, 허브와 시트러스 노트로 다양한 향기와 함께 신선한 공기에서 숨 쉬는 느낌을 선사하며 기운을 북돋는다. 상쾌한 바람결에 깨끗하고 밝게 빛나는 시트러스 노트는 고급 스파에서나 마실 수 있는 건강한 차에 들어간 향신료와 함께 있다. 로즈마리, 타임, 캐러웨이, 고수가 시원하고 알싸한 후추 향으로 시트러스와 허브 노트에 활력을 더한다. 파촐리 노트가 마지막 배턴을 이어받아 자연과 흙 내음이 물씬 풍기는 지상 낙원에 머물게 한다.

3) 라임 바질 앤 만다린

- 조말론
- Lime, Basil & Mandarin by Jo Malone
- 단순함과 정직함
- 조향사 뤼시앵 피게
- 배려와 나눔의 끝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올라타기 완벽한 시기였다. 로디세이의 향기가 감돌던 1990년대, 라임 바질 앤 만다린은 향수뿐만 아니라 정직함에 대해서도 새로운 척도를 만들었다. 내가 갖고 있고 좋아하는 다양한 향수가 신비로움, 매력, 부와 권력, 섹스를 약속하지만, 이 향수는 첫 데이트에서 자신이 누구인지 말해준다. 라임, 바질, 만다린 노트로 시작한다고 말하면 뻔하게 들리겠지만, 정말 그렇다. 라임과 바질은 들락날락하는 만다린 노트보다 더 오래 남아 있지만, 일찍 눈을 뜬 봄날 아침에는 이보다 더 상큼하고 산뜻할 수 없다. 프루티 노트가 싱그러운 풀잎과 흙 내음이 나는 베티베르 노트에 너무 천천히 녹아들어, 더운 여름 나른한 해먹에서 일어나서야 차 마실 시간이 되었다는 걸 깨닫는다.

4) 오 리쑤르칸트

- 클라랑스
- Eau Ressourçante by Clarins
- 어서 일어나 떠나자, 바다로
- 조향사 장 피에르 베투아르
- 2003년에 출시된 오 리쑤르칸트는 향수병에 갇힌 바닷바람 같아 봄날의 지니처럼 뚜껑이 열리기만 하면 병을 박차고 나갈 준비가 되어 있다. 오프닝의 레몬과 바질 노트가 시트러스의 광채와 그린의 싱그러움을 선사하며 당신의 마음을 부서지는 파도, 레몬이 가득한 숲, 부드러운 산들바람으로 이끌 것이다. 은은한 아이리스 노트가 활기찼던 시작에 부드럽고 파우더리 한 느낌을 더하고, 벤조인은 풍미가 사라지기 전에 다시 한번 활력을 불어넣는다. 오 디나미쌍뜨처럼 스킨 트리트먼트로 출시되었고 그와 비슷하게 절대 떠나고 싶지 않은 고급 스파의 향이 느껴진다.

5) 그린 티

- 엘리자베스 아덴
- Green Tea by Elizabeth Arden
- 쉽게 즐길 수 있는 클래식
- 조향사 프란시스 커정
- 위대한 조향사 프란시스 커정은 1990년대가 끝나갈 무렵 이 인기 있는 향수를 만들었다. 운 좋게도 기운을 북돋고 활력을 선사하는 그린 향에 대한 갈망은 지난 10년 동안 전혀 고갈되지 않았고, 그린 티는 순식간에 클래식으로 등극했다. 민트 잎과 시트러스 노트가 어우러진 녹차향으로 시작해 답답한 방의 창문을 열었을 때처럼 상쾌한 공기를 선사한다. 스파이스 노트가 녹차와 과일에 희미하게 묻어나지만 절대 도드라지지 않는다. 캐러웨이, 클로브, 로지 루바브 향을 가려내기 어렵겠지만, 민트 그린 시트러스의 아우라는 주위 맴돌며 휘파람처럼 상쾌한 기분을 느끼게 해 줄 것이다. 덥고 습한 날, 뿌리자마자 더위를 날려버릴 향수로는 이만한 것이 없다.

6) 만다린 바질릭

- 겔랑 아쿠아 알레고리아
- Mandarine Basilic by Guerlain Aqua Allegoria
- 바질과 만다린의 다양한 선택지
- 조향사 마리 살라마뉴
- 세상에, 그 갓 짜낸 만다린 향이라니! 이 향수는 햇살이 가득한 아침 커튼을 휙 열어젖히는 룸메이트처럼 가볍고 재빠르게 잠을 깨운다. 초현실적인 오프닝에 이 향수를 뿌릴 때마다 5분 정도 손목에 코를 박고 있다. 최초의 만다린 바질 향수는 아니지만, 무척 뛰어나다. 이런 일은 모든 산업계에서 일어나기 마련이다. 언제든지 하나가 대박을 터뜨리고 나면 문이 활짝 열리고 성공이 성공을 불러온다. 바질 시트러스 향수 하나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고, 점점 더 많은 향수가 뒤를 따를 것이다. 4711 아쿠아 콜로니아의 블러드 오렌지 앤 바질, 클라우스 포르토의 무스고 리얼 NO 5 라임이나 코레스 레몬, 그리고 더 많은 향수를 선택할 수 있다. 개중에는 비싼 향수도 있고 아닌 것도 있다. 가장 마음에 드는 향수로 골라보자. 난 만다린 바질릭이 제일 좋다.

7) 라임스

- 플로리스
- Limes by Floris
- 솜털처럼 가볍게 떠다니는 라임
- 조향사 미공개
- 플로리스는 지리적으로나 구상적으로나 지오 F. 트럼퍼와 가까운 이웃이다. 런던 저민 스트리트 근처에 갈 일이 있다면 두 퍼퓨머리 모두 찾아가 보자. 플로리스의 라임스는 1832년부터 역사를 이어오고 있지만, 옆집과는 다르게 오리지널 출시 이후 여러 번 업데이트를 거쳤다. 비터 오렌지 나무의 꽃에서 피어나는 레몬, 페티그레인, 라임 꽃, 네롤리 노트가 한데 어우러져, 모두에게 어울리는 은은한 향을 연출한다. 다른 시트러스 향수처럼 라임노트는 플로럴과 머스크 노트가 만든 침대 위에 살포시 내려앉아 있다. 그리고 상큼한 과일 향이 사라지고 나면 그 자리에 부드러운 깃털 베개의 향기가 남는다.

* 참고

<드라이다운> 플로럴 우드, 앰버, 모스, 허벌 계열 향수는 보통 시트러스 향을 살짝 넣어 가볍고 산뜻하게 다가온다. 시트러스 노트가 향기의 행렬을 이끌다가 업계에서 드라이다운이라고 부르는 노트에 길을 내준다. 드라이다운은 오프닝의 눈부신 광채가 지나간 후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시내에서 큰길을 따라 행진하는 음악대를 떠올려보자. 먼저 악단장을 맡은 시트러스 노트가 음악대를 화려하게 장식하며 활기차고 생기 넘치게 지나가면 플로럴 노트가 플루트, 우디 노트가 클라리넷을 연주하며 그 뒤를 따른다. 그리고 긴 잔향을 남기는 머스크와 샌달우드 노트는 베이스 드럼과 수자폰을 맡아 반짝임이 멀리 사라진 후에도 온종일 곁에 남아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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