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IME
1) 웨스트 인디언 엑스트레 오브 라임
- 지오 F. 트럼퍼
- West Indian Extract of Limes by Geo. F. Trumper
- 복잡한 거 하나 없이 그저 라임
- 조향사 미공개
- 트럼퍼의 런던 바버샵은 1880년부터 그야말로 완벽한 엑스트레 오브 라임을 판매했다. 남성용이라고 말하지만 그건 여자가 바버샵에 걸어 들어와 이 향수를 사는 것을 상상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저민 스트리트에 있는 퍼퓨머리로 처음 모험을 떠났을 때 그들은, 이게 남자들의 턱을 상쾌하게 할 뜨거운 면수건을 향기롭게 만들기 위한 것이라, 향이 20분 넘게 지속될 거라는 기대는 접으라고 조언했다. 그 말에 귀를 기울인다면 절대 실망할 일이 없다. 트럼퍼는 샤워를 못 하는 상황에서 향수로 씻을 수 있도록 커다란 병에 콜로뉴를 담아 판매하는 장엄한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여행용은 50ml 향수 가격에도 훨씬 못 미치는 가격에 500ml가 들어 있다. 트럼퍼가 의도한 건 아니지만, 사람이 많아 씻기 힘든 페스티벌에 완벽하게 어울린다.
2) 리몬 베르드
- 겔랑 아쿠아 알레고리아
- Limon Verde by Guerlain Aqua Allegoria
- 카이피리냐 칵테일 라임
- 조향사 티에리 바세
- 겔랑은 프랑스 회사로, 향수 이름 짓기에 진심이라서 영어를 쓰는 사람들은 퍼퓨머리에 들어가 제대로 발음하기가 어렵다. 이 향수에는 대체 왜 스페인어 이름을 붙였을까? 멕시칸 라임에서 영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린 노트는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코로 맡을 수 있다. 요즘 유행인 무화과 노트와 상큼한 라임 노트가 어우러지고 달콤한 향이 부드럽게 감싼다. 겔랑은 베네수엘라 통카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사실 조향사 티에리 바세와 팀이통카빈 향이 나는 완벽한 통카 어코드를 만들었다는 의미다. 그리고 라임의 날카로운 쌉싸름함을 부드러운 생동감으로 바꾸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