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향수 종류(컨셉 - 애니멀릭Ⅰ)
◈ ANIMALIC
1) 시크릭션스 마그니피크스
- 에따 리브르 도랑쥬
- Sécrétions Magnifiques by Etat libre d'orange
- 성인 인증이 필요합니다
- 조향사 앙투안 리에
- 어떤 사람들은 이 향수가 분열의 사전적 정의를 설명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위대한 분비물이라는 이름만 봐도 어떤 향수인지 이해하기 쉽고, 기대감을 한껏 자아낸다. 시크릭션스 마그니피스크는 인체가 생성하는 세 가지 분비물을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포함한다. 설명서에 쓰여 있는 노트는 우유, 샌달우드, 해초, 아이리스, 코코넛으로 크게 놀랍지 않다. 하지만 이게 모두 모여 정액, 우유, 타액, 피비린내가 나는 향수가 된다. 아주 영리하고, 강렬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향수 애호가에게는 두 배의 가치가 있는 도전이다. 완곡한 표현은 차치하고라도, 분명히 이런 향수가 맡는 역할이 있다. 시크릭션스 마그니피크스는 도전장을 내밀었고, 이게 마음에 들든 역겹든 간에 중요한 건 우리를 익숙한 습관에서 벗어나 새로운 향기를 맡아보게 만든다는 사실이다. 향수 애호가를 위한 행위 예술이다. 사기 전에 반드시 시향 해보도록.
2) 살로메
- 빠삐용 아티산 퍼퓸
- Salome by Papillon Artisan Perfumes
- 도발적인 관능미
- 조향사 엘리자베스 무어스
- 엘리자베스 무어는 마법사처럼 숲 한가운데 있는 집에서 강력한 물약에 이것저것 섞어 살로메를 만들었다. 워크 오브 셰임의 향기가 나는 애니멀릭 시프레 향조다. 이른 새벽 얼굴에 립스틱 자국만 남은 채 손에 하이힐을 들고 집에 가고 있다. 체취, 여성스러움, 씻지 않은 살결에 뿌린 빈티지 시프레 향수, 메마른 키스, 그리고 나이가 들어 떠올리고 혼자 응큼한 미소를 짓게 만드는 기억의 냄새다. 비버의 내분비샘에서 채취한 카스토레움(Castoreum)과 바위너구리의 소변 응고물에서 추출하는 이라세움 노트가 동물의 본능을 떠오르게 하며, 오크모스, 카네이션, 장미 노트가 어떻게든 해보려고 용감하게 시도하지만 소용없다. 내가 아는 향수 중에 가장 야하다.
3) 룸 237
- 부르노 파졸라리
- Room 237 by Bruno Fazzolari
- 광기로 가득 찬 샤이닝을 향기로
- 조향사 부르노 파졸라리
- 150년 전 방식 그대로 소량의 수제 향수를 만드는 조향사는 인터넷 덕분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 부르노 파졸라리는 샌프란시스코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만약 그가 30년 전에 향수를 만들고 있었다면 주변 사람을 제외하면 아무도 그가 누군지 몰랐을 것이다. 인디 조향사는 재정적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엄청난 창조적 위험을 감수할 수 있다. 플라스틱 샤워 커튼과 밝은 그린 노트의 부자연스러운 청결함이 느껴지는 룸 237은, 공포 영화 '샤이닝'에 등장하는 악의 심연을 묘사하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가 이 향수를 출시할 수 있을까? 상상도 못 할 일이다. 너무, 너무 이상하거든. 자, 이제 준비가 되었다면 부르노의 샘플 세트를 가지고 모험을 즐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