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향기나는이야기

향의 정의와 기능

by 향기나는토끼 2023. 6. 12.

1. 향의 정의
'향'이란 휘발성 물질이 발산될 대 후각신경이 자극을 받아 느끼는 감각 중에서 일반적으로 '인간에게 유익하고 기분을 좋게 하여 쾌감을 주는 냄새'를 총칭하는 넓은 의미이다. 이에 반대되는 의미로는 불쾌한 냄새인 '악취' 또는 '취'이다.


향을 의미하는 다른 용어로 '오더(Odor)', '오더런트(Odorant)', '센트(Scent)', '프래그런스(Fragrance)', ‘플레이버(Flavor)' 등이 있다. 이러한 단어들은 의미상으로 별 차이가 없는 것처럼 보이나 실제 용어가 쓰이게 된 배경이나 용어의 쓰임새 등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다.
라틴어 Odor-oris에서 유래된 오더(Odor)란 단어는 일반적으로 향을 총칭하며 일상생활에서 향을 애용했던 고대 그리스의 풍습에서 유래하였다.
오더런트(Odorant)는 천연물질이나 합성물질, 향을 발산하는 모든 향 물질을 일컫는다. 앞에서 언급한 퍼퓸(Perfume)은 기분 좋은 향이나 냄새, 혹은 좋은 향을 풍기는 물질을 말하며, 좁은 의미의 퍼퓸(Perfume)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향수를 뜻한다.
센트(Scent)는 일반적으로는 퍼퓸(Perfume)과 같은 뜻으로 쓰이게 되는데, 특별히 동물이 풍기는 향을 말할 때 사용한다.
프래그런스(Fragrance)는 향의 달콤함을 강조하는 의미로 쓰이는데 일반적으로 퍼퓸(Perfume)과 동의어로 사용이 되었지만 최근 들어 향수 업계에서는 퍼퓸 (Perfume)과 다른 의미로 향을 서로 혼합하는 물질이나 혹은 특수하게 조향 된 물질, 즉 향장품에 사용되는 향료를 일컬을 때 사용하고 있다.
플레이버(Flavor)는 향취와 식품이 갖는 천연의 맛과 오감을 자극하는 향기로 주로 식품에 쓰이는 향료를 말한다.

2. 향(냄새)의 인지 과정
후각은 가장 원시적인 감각으로 코에 있는 후세포가 자극을 받으면 전기전달신호를 통해 냄새를 인지하게 된다. 사람의 코에는 약 1,000여 개의 수용체가 있으며 후각수용세포는 700만 개가 있다. 후각수용체가 냄새를 구분할 때 단순히 냄새라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과거의 상황이나 기억과 연관되어 향을 나타내는 매체를 떠올린다.

<<후각 인지과정>>
콧속 윗부분의 후각상피가 냄새를 맡음 → 후신경 세포표면에 후성모가 향과 결합 → 뇌의 후각구에 전달 → 후구의 사구체 부분에 모인 후 대뇌로 전달 → 뇌의 대뇌변연계를 거처 시상하부에 도착

후각 메커니즘은 아직까지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으며 현재는 향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두 가지의 학설이 가장 많이 대두되고 있다.
1) 형태 이론
냄새 분자가 콧속으로 들어와 330가지 가운데 구조가 맞는 몇 가지와 상호 작용을 하고 뇌는 그 패턴을 인식하여 특정한 냄새를 느끼게 된다.
2) 진동 이론
후각세포가 냄새 분자의 진동을 감지해 신호를 전달하는 이론으로 분자를 이루는 원자 사이의 진동수는 원자의 종류나 화학결합의 종류에 따라 다른데 냄새 수용체는 이 진동수를 인식하여 냄새를 느끼게 된다.
하지만 2019년 콜드 스프링 하버 연구소(CSHL) 과학자들은 냄새를 맡는 것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뇌가 어떻게 냄새를 처리하고 해석하는지를 알기 위해 과거의 냄새 모델 분류를 테스트한 결과 불일치성이 드러난 것이다.
플로린 알비아누(Florin Albeanu) 박사는 냄새에 관한 한 "우리는 뇌가 실제로 무엇을 찾고 있는지 알 수 없으며, 뇌가 설령 어떤 것을 추출하더라도 그에 대한 물리적, 화학적 특성을 알 수 없다."라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과학자들은 냄새 입자가 일단 비강을 통해 들어오면 이곳에서 감각 조직의 후각 수용기 뉴런들이 발현하는 냄새 수용체가 들어온 냄새 입자와 결합한다고 알고 있었다. 즉, 냄새의 메커니즘이 진동 이론이던 형태 이론이던 후각 경험은 풍부한 피드백이 후각 시스템을 시각 시스템과 다소 차이가 나게 만들며 후각 경험은 매우 주관적으로, 어떠한 냄새인지는 실제로 전후의 맥락과 개인의 이전 경험에 의존한다.

3. 후각의 특징
1) 순응성
불쾌한 냄새일지라도 계속 맡게 되면, 그 냄새의 감지가 둔해지면서 잘 맡지 못하는 것이다. 후각은 다른 감각에 비하여 예민하며 피로가 훨씬 빨리 온다.
2) 기억성
어떤 냄새를 맡았을 때 기억이나 연상 또는 전경이 떠오르는 것이다. 위에서 설명하였듯이 후각 경험은 매우 주관적이며, 향 또한 개인의 기억과 연관되어 있다.
3) 개인차
일반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후각이 예민한 편이며 후각의 감도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전반 사이의 시기에 가장 뛰어나며 50~60대까지 기능력이 유지되다가 그 이후 서서히 잃어 간다. 후각 상실은 아주 서서히 진행되어 본인이 잘 깨닫지 못하는 특징이 있다.
4) 훈련성
후각 능력은 훈련으로 발달시킬 수 있다. 향료를 다루는 조향사의 후각은 매우 예민하지만 이는 타고난 예민함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의 후각 훈련에 의한 결과이다.
5) 농도
냄새를 희석함으로 향이 달라지는데, 예를 들어 동물성 향료인 인돌은 높은 농도에서 맡으면 불쾌하나 희석하면 고급스럽고 달콤한 향이 느껴진다.

4. 향의 기능
1) 정서와 관계적 작용
동물은 새끼를 낳으면 새끼의 몸에 묻어 있는 양막과 양수를 핥아 깨끗하게 해 주는데 이는 청결을 위한 행위이면서 동시에 냄새로 자신의 새끼를 다른 어미의 새끼들과 확실히 구별하는 의도적인 행위이다. 인간 또한 엄마의 품과 모유의 냄새를 통해 인지하고 정서적 안정감을 느낀다고 알려져 있다. 이처럼 향은 정서적 관계적 작용을 한다.
2) 심리적 작용
악취를 맡으면 무의식적으로 호흡이 정지되거나 얕아지고, 좋은 냄새를 맡으면 호흡이 깊어지고 리듬이 늦어져 기분이 좋아진다. 그것은 좋은 냄새에 의하여 혈압이 하강하고 뇌압도 약 3~5mmHg 정도 저하되어 긴장이 풀리는 등의 진정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3) 신체적 작용
맛있는 냄새는 식욕을 촉진시키고 위장 활동을 자극하며 소화액을 분비시킨다. 하지만 악취의 경우 식욕을 저하시키고 소화액 분비를 저지하며 구토를 유발하기도 한다. 뇌에서 냄새를 느끼는 부분은 감정을 지배하는 부분과 일치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고, 향기는 인간이 느끼는 감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4) 환경적 작용 - 살균, 악취 제거 등
17~18 세기 영국에선 페스트에 대처하기 위해 많은 향의 향연(香煙)을 사용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프랑스의 꽃을 재배하는 지대 또는 향료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결핵 환자가 적다는 사실에 관심을 보인 파스퇴르연구소에서 식물 정유에 살균력이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였다.
5) 연상 작용
향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중에 가장 신비롭고 인상적인 것은 바로 연상 작용인데 이는 특정 향에 대한 특별한 반응으로 과거의 경험과 연관된 감정을 되살리는 것이다. 단순한 과거의 연상만이 아니라 그 당시의 감정까지도 되살려 내는 것이다. 엄마의 향기, 첫사랑의 향기, 긴장 상황의 향기, 두려움의 향기 등 여러 경험과 정서가 동시에 떠오르는 것으로 같은 향인데도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기도 하다.
호텔이나 서점 또는 특정 브랜드들이 이 연상작용을 활용하여 브랜드의 향기를 만들고 고객이 특정 향을 맡을 때 그 브랜드를 떠올리게 하는 것에 활용하고 있으며 이를 향기 마케팅이라 한다.

6) 주의 사항
특별한 질병이나 문제가 있는 경우 향의 사용에 주의하여야 한다. 정유 자체엔 일정 성분들이 있어 이것이 후각을 통해 뇌로 전달되고 뇌로 전달된 메시지가 신체 여러 작용들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심각한 심장 순환 질환, 고혈압, 저혈압, 당뇨, 또 피부에 직접 처방되는 경우, 피부 반응과 알레르기에 주의하여야 한다. 이 같은 주의 사항은 주의하여야 하지만, 역으로 향기가 신체에 직접적이고 긴밀하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