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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나는이야기

향수 종류(소프트 앰버 – 우디#02)

by 향기나는토끼 2023. 9. 5.

◈ WOODY

 

6) 롤리타 렘피카

- 롤리타 렘피카
- Lolita Lempicka by Lolita Lempicka
- 바닐라와 바이올렛이 거는 마법
- 조향사 아닉 메나르도
- 롤리타 렘피카는 마치 백설 공주의 새 왕비가 마법을 걸어 만든 것처럼 보이는 병에 담겨 있다. 까사렐의 루루와 같은 해에 출시되었다면, 둘 다 좋은 마스카라만큼 짙은 어두움으로 밤에 어울리는 향취를 지닌 라이벌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롤리타 렘피카는 능청스러운 고스 향수로 검은 벨벳과 짙은 보라색, 그리고 밴드 더 큐어의 로버트 스미스의 모습과 완벽하게 어울린다. 담쟁이덩굴은 당신이 천사 조각상이라도 된 듯 시처럼 아름답게 주변을 어슬렁거리고, 체리 노트는 금지된 과일처럼 마법을 부린다. 아이리스와 바이올렛이 기묘한 아름다움을 더하는 동안 바닐라 노트는 가장자리를 부드럽게 감싼다. 나는 할로윈에 이 향수를 즐겨 뿌리지만 1년에 하루를 위해 아껴둘 필요는 없다. 모든 계절을 대혼란으로 쓸어버리라고 만든 향수다.

7) 지미 추

- 지미 추
- Jimmy Choo by Jimmy Choo
- 달콤한 싱그러움과 화려함
- 조향사 올리비에 폴게
- 2001년, 마스터가 신발 제작과 비법 전수에 집중하기 위해 회사를 떠나고 10년 후, 지미추는 같은 이름의 이 향수와 함께 퍼퓨머리 브랜드를 확장했다. 크리스마스 유리 오너먼트를 조각한 듯한 향수병은 지미 추의 뮤즈였던 타마라 멜론이 디자인했다. 페어와 파촐리 탑 노트는 꽃과 과일 향의 여정을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며, 크리미 한 캐러멜 노트에서 잠깐 멈추어 선다. 반전으로 유명한 캐러멜 노트는 중간에 앉아 돋보이지는 않지만 없으면 허전할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향수를 눈에 띄게 하는 것은 풍부한 토피 구르망 노트로, 잎사귀의 싱그러움과 톡톡 튀는 시트러스, 강렬한 난초 노트가 일하던 책상에서 디스코를 추는 클럽까지 충분히 가볍고 산뜻하게 지속될 수 있도록 유지해 준다. 사랑스러운 여러분, 지미 추 힐을 신지 않더라도 지미 추를 뿌리고 거리를 활보할 수 있답니다.

8) 마지 느와르

- 랑콤
- Magie Noire by Lancôme
- 앰버 구름에 떠다니는 시프레
- 조향사 제라드 구피, 이브 탕기, 장 샤를 니엘
- 마지 느와르의 향기는 우리가 보통 사용하는 탑, 미들, 베이스의 피라미드가 아니라 8자형 매듭이 펼쳐지게끔 만들었다. 내 생각에 이건 오크모스 노트가 바로 지금 여기 있어야 하고 플로럴 노트가 잦아들 때까지 기다릴 수 없는 시프레 계열 향수 애호가에게 완벽한 향수다. 마지 느와르는 모든 향을 동시에 발산한다. 잎사귀의 녹색 캐노피, 나무의 수액과 숲에서 풍기는 냄새가 풍성한 플로럴 향기로 이어지며, 모스 노트의 촉촉한 흙내음이 담쟁이덩굴처럼 당신을 휘감고 숲과 하나가 되도록 주문을 외운다. 마침내 마법에 걸렸다. 이제 나가서 사람들의 넋을 빼놓을 차례다.

9) 톰 1, 라 퓌르테 포 힘

- 쟈딕 앤 볼테르
- Tome 1, La Pureté For Him by Zadig & Voltaire
- 새하얀 크림 구름
- 조향사 나탈리 로손
- 1권, 순수. 크림같이 뽀얀 병에 크림같이 새하얀 향수지만 조금 맵다. 화이트 초콜릿이지만 초콜릿 대신 인형의 집에 놓인 숟가락만큼의 토피가 들어간 듯하다. 구르망 노트도 아니고, 사탕을 부순 것 같은 향은 더더구나 아니다. 그리고 다시 생각해 보면, 쟈딕 앤 볼테르가 대체 왜 이름에 ‘그를 위한'을 붙였을까? '그녀를 위한’ 버전 출시를 염두에 둔 단순한 관례일까? 이제 생각은 접고 새하얀 실크 시트가 덮인 침대에 누웠다고 상상해 보자. 꽃다발이 곁에 있고, 샌달우드 쟁반에 살짝 구운 아몬드와 하얀 도자기 찻잔에 담긴 차가 놓여 있다. 순수하면서도 동시에 매혹적인 관능을 기대하게 만든다.

10) 플라워밤

- 빅터 앤 롤프
- Flowerbomb by Viktor & Rolf
- 핑크 파촐리 꽃잎이 팡팡
- 조향사 올리비에 폴게, 카를로스 베나임, 도미틸 베르티에, 도미니크 로피용
- 플라워밤은 2005년 출시되어 뮈글러의 엔젤(1992년 출시)과 랑콤의 라비에벨(2012년 출시) 사이에 터진 달콤한 플로럴 수류탄이다. 녹차와 라임의 밝게 빛나는 오프닝은 아직 발길이 닿지 않은 잔디의 상쾌함이 스쳐 지나가면, 달콤한 꽃이 핑크색으로 물들며 밀려든다. 플로럴 노트는 수줍은 시선을 모두 맞받아내는 강렬한 파촐리와 함께 균형을 이룬다. 만개한 재스민 꽃이 오렌지 꽃과 힘을 합쳐 화이트 플로럴의 눈부신 후광을 만들고, 장미와 난초 노트가 뒤를 이어 머스크 향과 세련미를 더한다. 플라워밤은 이름 그대로 설탕으로 뒤덮인 꽃잎이 빗방울처럼 떨어져 내리는 유쾌한 꽃의 폭발이다.

*참고

<중요한 건 특색이다> 우디 앰버는 다양한 형태의 향기로 나타날 수 있으며, 심지어 어떤 경우에는 플로럴 노트가 폭발하는 것 같기도 하다. 우디 앰버의 향을 특정하는 것은 오프닝에서 풍기는 향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내재되어 있는 특색이다. 우디 앰버는 은은하게 감도는 우드 향을 앰버 베이스와 조합한 것으로 조향사가 어느 향에 추가하든 그 향을 최고로 이끌어낸다. 바이올렛에서 가죽까지 시나몬에서 시트러스까지 마시멜로에서 솜사탕까지 우디 앰버 어코드가 어우러져 최고의 인기를 끈 향수가 여럿이다. 여기 소개한 우디 앰버 향수가 마음에 든다면, 다른 향수도 꼭 찾아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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