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향수 종류(오우드 – 플로럴Ⅱ)
◈ FLORAL
1) 나이트
- 아크로
- Night by Akro
- 어젯밤 혼적이 남아 있는 아침
- 조향사 올리비에 크레스프
- 영화 '타이타닉'에서 뜨거운 숨결이 서린 차창에 손바닥을 대는 상징적인 장면을 기억하는가? 김이 서린 창문에 네 손바닥을 대고 있다고 상상하면 그게 바로 나이트의 향기다. 아크로 향수 컬렉션은 올리비에 크레스프와 딸 아나이스, 파트너 잭이 함께 출시했다. 향수는 각각 나쁜 습관이나 유혹에 영감을 받아 만들었고, 이건 섹스다. 사탕발림으로 꾸밀 필요가 없다. 머스크 향이 가득한 가슴 털에 코를 묻고, 헝클어진 시트 위로 몸이 반들거린다. 흙내음과 가죽 향이 섞인 사프란 내음일 수도 있고, 깊고 축축한 오우드 향일 수도 있다. 아니면 체취를 닮은 커민 냄새일지도 모른다. 여기서는 너무 점잖은 단어일지도 모르지만 로맨스를 상징하는 붉은 장미 향기일 수도 있다. 나이트가 이 모든 향기보다 더 강렬하다. 나이트는 새로운 사랑을 향한 무모하고 맹목적인 열정이며 잔뜩 어질러진, 떠나기 싫은 침대와 같다.
2) 로즈 오우드
- 이브 로쉐
- Rose Oud by Yves Rocher
- 최고의 가성비, 완벽한 균형
- 조향사 아닉 메나르도
- 가성비 좋은 브랜드가 만든 향수라고 해서 절대 무시하면 안 된다. 로즈 오우드는 아닉 메 나르도가 만든 이브 로쉐의 시크릿 디센시스 컬렉션에 속해 있으며 정말 매력적이다. 아닉 메 나르도는 불가리의 블랙, 디스퀘어드2의 와일드(단종되었으므로 사라지기 전에 몇 개 사두자)를 비롯해 겔랑, 디올, 르 라보의 향수를 만들었다. 로즈 오우드는 풍부한 스파이시 노트의 알싸함과 함께 동양의 나무와 장미의 혼합물이라는 이름 그대로의 매력을 보여준다. 값비싼 일부 장미 오우드 향수처럼 강렬하지 않을 수 있지만, 두 병을 사서 두 배로 자주 뿌리면서도 여전히 고급 향수 가격의 80%를 절약할 수 있다. 다크 우드를 얇게 깎아낸 톱밥 위에 조심스럽게 올려 놓은 향기로운 장미 꽃잎을 상상해 보라. 장미 꽃잎 위에 모든 노트가 완벽하게 균형 잡혀 있다.
3) 네즈마 2
- 네즈마
- Nejma 2 by Nejma
- 향신료를 더한 나무와 장미
- 조향사 앨리스 라베나
- 네즈마 2는 내가 여태 맡아본 가장 사랑스러운 오우드 향수가 틀림 없다. 클로브 향기가 끝내 준다. 냄새를 맡는 즉시 알싸함이 풍기는 장미와 부드러운 오우드 향에 둘러싸인 채 두바이 한가운데에 서 있는 기분이 든다. 클레오파트라가 율리어스 카이사르와 안토니우스를 향수로 유혹했다는 말도 안되는 소문이 돌지만, 네즈마 2는 뜨겁고 잔잔한 물결을 따라 비옥한 둑을 향해 흐르는 클레오파트라의 나일 범선에서 풍기는 향기가 떠오르게 한다. 도도하고 사납지만, 점잖고 부드럽다. 상상이 가는가? 아라비안 수크에서 살 수 있는 다마스크 장미 인 센스의 향이 떠오른다. 독창적인 아이디어는 아니지만, 완벽하게 다듬었다.
* 참고
<오우드 향기를 찾아 떠나는 모험>
우리가 고른 오우드 계열 향수는 대부분 알코올 기반이지만, 전통적인 스타일과 가격이 합리적인 오우드 오일이나, 천연 원료를 함께 증류해서 만든 100% 강도의 향수인 아타르도 있다. 돈을 좀 쓸 생각이 있다면 술탄 파샤 아타르의 진귀한 개인 블렌딩 향수를 탐험해보자. 천연 오우드는 희귀하고 매우 비싸기 때문에 적당한 가격의 오우드 향수는 모두 최고의 국제 향수 제조 기업들의 합성 원료로 만들어진다. 이는 최고는 아니더라도 다행히 우리 모두 오우드 향기를 즐길 수 있다는 의미다. 오크모스처럼 오우드도 향수의 주인공을 맡거나 다른 노트와 섞여서 플로럴, 우드, 앰버 향조를 지원할 수도 있다.